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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13:41

“평양 그 사람들”

조회 수 239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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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마산 발행호수 2291
발행일자 2018-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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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고려 호텔 만장(스카이라운지) 식탁 사이를 재빠르게 오가던 볼 발간 ‘순희’ 처자는 이제 시집갔을 테지요. 대동강 양각도 호텔 ‘외국인 매대’(면세점?)에서 이마에 땀을 흘리며 정성껏 선물을 포장해 주고, 우리가 내민 ‘배 단물’(사이다)을 끝내 마다하던 ‘미옥’ 선생은 이제 중년 부인이 되었겠습니다. 묘향산 향산 호텔에서, 멀리서 온 귀한 손님이라고 차 한 잔 더 대접하려던 ‘금옥’ 안내원은 동생 ‘은옥’ 씨와 함께 건강하신지요? 언니가 ‘금옥’이면 동생은 ‘은옥’이, 언니가 ‘금실’이면 동생은 ‘은실’이… 또 딸이 태어나면 어찌하나 물었더니, ‘동옥’이 ‘동실’이라 하면 된다던 ‘금옥’ 안내원. 우리네 어머니 이름처럼 정겹고 단단한 이름이 어울리는 그 북녘 땅 사람들이 다시 보고 싶습니다. 저는 2000년도부터 2008년도까지 평양 장충성당에 지어 놓은 ‘콩 우유’(두유) 공장이 잘 돌아가는지, 생산한 ‘콩 우유’는 아이들에게 잘 나누어 주는지 돌아보기 위하여 매년 방문하였습니다.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아직 까지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평양 ‘콩 우유’ 공장도 방치되었고 아이들에게 갈 ‘콩 우유’도 없습니다. 

 

평양 장충성당은 북한의 유일한 성당입니다. 성당이지만 본당 신부님이 계시지 않으니 공소라 할 만합니다. 북한 당국의 허락 하에 지어졌고, 당국의 허가를 받은 신자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장충성당에 마지막 방문하여 미사 봉헌하였을 때 본당(공소) 회장님은 북한이 공산화되기 전 유아 세례 받은 분이었습니다. 그분이 대세를 주신다고 했습니다. 공소 회장님께서 ‘대세’ 주시고 신부님들이 부활절에 방문하시어 ‘보례’하시던 옛날 우리 교회 초기 때처럼 하고 있었습니다. 사제는 부족하고 신자들의 하느님께 대한 열망은 커져가던 우리 한국천주교회 초기 모습을 보게 되어서 눈물겨웠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저들이 정말 천주교 신자냐!”라고 묻고 싶으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섭리를 우리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저 동토의 땅에서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성가가 울려 퍼지고, 눈물을 삼키며 드리는 심장 속 기도를 우리가 어찌 쉽게 부정할 수 있습니까?    

 

글을 쓰는 지금은 1월 말입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응원단장 ‘현송월’이 남한을 방문하였다는 뉴스가 하루 종일 흘러나옵니다. 인류의 평화를 염원하는 올림픽 정신이 오랜만에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남과 북이 이번 동계 올림픽을 통하여 조금씩 더 문을 열고 다가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국 간의 대화도 있어야겠지만, 민간차원의 만남과 교류도 더 많아져야 합니다. 그곳에 천주교가 함께 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다른 점이 많더라도 하느님의 사랑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언젠가는 우리 신부님들이 장충성당 주임 신부도 하시고, 북한 신자들이 ‘복자 윤봉문 요셉’ 성지에 순례도 오시고… 

 

우리의 구원은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통일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완성되기까지는 너무나 먼 길입니다. 인류의 평화와 남북의 통일을 위하여 더욱 기도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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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푸른나무 2018.02.05 09:38
    작은 만남이 계속되어야만
    큰 문도 열리겠지요?
    늘 잊고 있는 형제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1. 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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