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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12:37

“외양간 고치기”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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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마산 발행호수 2297
발행일자 201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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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과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 나와 함께 음식을 먹고 있는 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근심하며 차례로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묻기 시작하였다.(마르코 14장 중)>

 

우리가 잘 아는 최후의 만찬 중 한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 유다를 겨냥하시고, 당신을 팔아넘길 자가 있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팔아 넘겨 한 몫 잡을까 궁리하던 다른 제자들도 내심 찔려서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되묻습니다. 사람 마음속까지 꿰뚫어 보시는 분 앞에서 감히 거짓말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요즘 미투(Me Too : 나도 당했다는 동참)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천주교 사제의 성폭행 문제로 주교회의 의장님께서 공식 사과까지 하셨습니다. 이 운동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미투 운동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습니다. 하지만 이 운동을 지지하는 위드 유(with you : 피해자인 당신과 함께하겠다) 움직임도 큽니다. 이제껏 우리 사회와 내면에 숨기고 있던 성 평등 문제가 폭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돈이라는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소위 말하는 ‘갑질에 대한 을들의 반발’이 그 시작입니다. 사회 각 계층과 분야의 ‘갑질’에 대한 고발에 이은, 보이지 않는 권력 관계인 ‘남과 여’라는 ‘갑과 을’의 성 불평등에 대한 폭로입니다. 세상은 변화의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 세상 속에 교회가 있고, 사제가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더구나 교회나 사제의 잘못에 대하여 사람들은 더 심한 비난을 합니다. 가슴 아픕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교회와 사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반증입니다. 그리고 아직 교회와 사제만은 그 자리를 지켜 주기를 바라는 일말의 희망일 것입니다. 

 

복음에서 보듯이 3년 동안이나 예수님을 모시면서 함께 먹고, 마시고, 웃고, 울며, 부대끼며 살았던 제자들도 권력욕을 버리지 못합니다. 하물며 예수님께서 나와 함께 하고 계심을 감각으로 체험하기 힘든 이 시대 교회야말로 실수할 수 있습니다. 유다는 자신의 실수와 배신에 대한 죄책감을 못 이기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지만,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는 처절한 통회를 통하여 순교로써 그 죄를 기워 갚고 가장 큰 제자가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배워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되지만)했다 하더라도, 그 죄에 빠져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그 죄를 부정하거나 변명하기보다는, 철저한 반성을 통해서 하느님과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자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고 보속을 하여야 합니다. 이럴 때, ‘그래, 그래도 가톨릭이 다르구나!’라고 세상이 말할 것입니다.

 

소를 잃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수를 더 성숙한 삶의 거름으로 만드는 것이 신앙입니다. 외양간을 고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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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푸른나무 2018.03.13 16:59

    누구나 실수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자주 스스로 용서하기도 합니다.
    사제의 잘못을 대하면
    정말 가슴 아픕니다.
    그러나 사제의 잘못보다 더 아픈것은
    교회의 위신을 위한다거나
    내부에서 잘 해결하겠다거나 하여
    숨기거나 덮으려 보이는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처철한 쇄신이 없다면
    반성이나 용서 청함의 진정성이 훼손됩니다.


  1. notice

    사제의 한마디

    “가톨릭마산(교구보)”에 실린 사제의 한마디란을 게재합니다. 가톨릭마산 2017년 1월 1일자(제2234호)부터 백남해 요한 보스코(교구 사회복지국장) 신부님께서 집필하고 있으며, 격주로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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