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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5 13:29

“젊은이의 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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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마산 발행호수 2306
발행일자 201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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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 학교 안에 흉흉한 소문이 퍼졌습니다. 인근 여학교에서 체육 시간에 피구를 하다가 12명이나 죽었다는 것입니다. 사망 원인은, 다섯 명은 금(선, 라인)을 밟아서 죽었고, 여섯 명은 공에 맞아 죽었고, 한 명은 운동신경이 떨어져서 쪽팔려 죽었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그 당시에는 아주 진지한 농담으로 주고받곤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 원인을 10위까지 살펴보았습니다. 1위, 악성 신 생물(암). 2위, 심장 질환. 3위, 뇌혈관 질환. 4위, 폐렴. 5위, 고의적 자해(자살). 6위, 당뇨병. 7위, 만성 하기도질환. 8위, 간 질환. 9위, 고혈압성 질환. 10위, 운수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20, 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었습니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 오포세대(연애·결혼·출산·내 집 마련·경력, 스펙 쌓기 포기)에서 심지어 칠포세대(연애·결혼·출산·내 집 마련·경력, 스펙 쌓기·희망·인간관계 포기)로 일컬어지는 20, 30대 청년들의 비관 자살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신 캥거루족”(직장과 독립할 능력이 있지만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를 이르는 말)이 되어서 부모님 집을 떠나지 못합니다. 독립하거나 결혼해서는 변변한 집 마련도 어렵고, 저축도 어렵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님 집에 얹혀살겠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캥거루 생활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부모로부터 가난을 대물림하거나, 청년 실업자가 되어버린 젊은이들은 오갈 데 없이 두세 평짜리 고시텔이나 쪽방에서 푸른 청춘을 숨죽여야 합니다. 이런 비참한 환경이 자살을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 청년 실업률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이 3.3%(2017년 12월 현재)인데, 청년 실업률은 무려 세배에 달하는 9.9%입니다. 애초에 취업이 되지 않으니 돈 벌 수단이 없고, 벌어 놓은 돈이 없으니 아껴 쓴다거나 저축은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젊은이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라든지, ‘더 힘을 내라.’라고 말하기가 민망스럽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니트 족’이라는 신조어를 읽으면서 가슴이 싸해집니다. ‘니트 족’은 청년 실업자, 일명 ‘백수’를 넘어서 아예 취업할 의지를 잃은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비슷하게는 ‘룸펜’이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룸펜’은 근대화 시절, 신파극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던 인물입니다. 먹는 것이 부실하고 운동을 하지 않아 폐병에 걸려버린 비운의 엘리트, 눈빛은 형형하게 살아 있지만 부정한 현실에 좌절하여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안경 쓴 지식인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들은 취업 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실업 인구에 포함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이런 ‘니트 족’까지 계산한다면 청년 실업자들은 얼마나 많겠습니까?!

 

빈곤한 노인들의 고독한 마지막 선택이나 창창한 푸른 날들을 눈물로 지워버리려는 청년들의 안타까운 선택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됩니다. 청년 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 마련과 정책은 나라에서 할 일이지만, 젊은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품도록 도우는 것은 교회와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요? 

청년 실업자도 따듯이 안아주는 우리 성당 젊은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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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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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마산(교구보)”에 실린 사제의 한마디란을 게재합니다. 가톨릭마산 2017년 1월 1일자(제2234호)부터 백남해 요한 보스코(교구 사회복지국장) 신부님께서 집필하고 있으며, 격주로 게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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