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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종훈 엠마누엘 신부

매년 교황님과 교황청의 성직자들은 사순 시기에 정기적으로 사순 피정을 갖습니다.

올해에도 교황청 국제 성서 위원회 간사인 예수회의 피에트로 보봐티 신부의 지도로 로마 근교 도시 아리챠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보봐티 신부가 선택한 주제는 ‘하느님의 친밀한 형제애의 모범인 모세’였습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감기로 인해 불참하셨지만, 지도 신부에게 당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나의 방에서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며, 온전히 동반할 것입니다.

나의 축복을 전하며 신부님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도 교황님의 사순 피정을 같은 마음과 열정으로 동반하며, 사순 시기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이 엄중한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영적 생기를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날: 하느님의 계시를 받음

첫 강론의 주제는 ‘떨기 나무가 타다(탈출 3,2)-탈출기, 마태오 복음, 시편의 기도에서 접하는 하느님과 인간의 만남’입니다.

구약 성경의 모세 이야기는 ‘하느님의 계시 안에 머무는 초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세는 기도의 모범으로서 초막 안에서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진정한 기도는 모세와 같이 증거의 예언적 소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불’을 만나는 것입니다.

모세는 이번 교황청 피정을 이끄는 이정표적인 성인입니다.

비유적으로 우리는 불타오르는 떨기 나무 앞에선 모세와 함께 신발을 벗고,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얼굴’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당신 외에는 어떤 길도, 방향도, 선택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고백해야 합니다.

 

둘째 날 오전: 희망의 여정

둘째 날은 희망의 여정을 떠납니다. 탈출 2,1-10; 마태 1,18-25; 시편 139장이 안내합니다.

이 희망의 여정은 초막에서 하느님을 만나면서 시작합니다. 모세가 초막에 들어섰을 때, 구름 기둥이 내렸고,

이는 주님께서 가까이 계시다는 표징입니다. 

진정한 기도는 근본적으로 예언적 체험으로서, 피조물인 인간은 ‘침묵 가운데’ 주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모세는 떨기 나무가 불에 타고 있지만, 없어지지 않는 체험을 합니다.

이는 ‘인간 존재가 떨기 나무와 같이 무력하고, 허약하며, 빈곤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삶을 견디는 힘으로 이끄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불’입니다.

‘불’은 어떤 적절하고도 헌신적인 수련을 통해 영혼의 열정을 새롭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진리를 향한 새로운 약속을 의미합니다.

이는 예수께서 세상 안으로 들어오신 선물에 대한 마음의 진지한 개방을 전제로 합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으랴?”(루카 12,49) 모세가 체험한 ‘불’의 표징은 예수에게서 타오릅니다.

모든 이들의 마음을 열정으로 타오르게 하는 사랑의 불입니다. ‘불’은 진정한 기도를 통한 하느님과의 만남을 통해 체험됩니다.

 

둘째 날 오후: 인생의 전환점인 하느님의 부르심(성소)

하느님의 부르심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그의 백성을 인도하라고 부르시고,

하느님의 뜻에 저항하려는 유혹에 맞서도록 하십니다. 부르심의 주제는 ‘하느님의 은총을 거역하는 것’과 함께 다루어집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각자 개별적으로 부르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과의 결정적인 만남’입니다.

이것은 우리 삶의 전환점이며, 우리는 주님의 목소리에 응답함으로써 ‘새롭게 태어남’의 순간으로 즉각 돌아섭니다.

탈출 3,1-12; 마태 16,13-23; 시편 63장이 이 묵상을 도와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생기 있는 삶과 보다 더 유익한 자기 증여와

우리 형제 자매들을 위한 섬김의 고귀한 지평을 발견하도록 사람들을 이끌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삶의 혼잡과 부산함 가운데서, 심지어 피로의 순간에도 우리를 부르십니다.

이러한 것들은 무의식적이라 할지라도 고귀한 현실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의 상태입니다.

오직 하느님께서만이 그것들을 드러내고 행할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계시이지, 인간의 자기 결정은 아닙니다.

타오르는 떨기 나무의 만남에로 돌아가서 보면, 모세는 거룩한 장소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는 모세의 무지이지만, 성소의 예언적 지평을 이해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깨달음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하느님의 계시이지, 결코 명료한 자기 자각이거나 자기 결정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이름을 불러주셨을 때, 모세는 가장 인격적인 응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네, 여기 제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모세 스스로 ‘자각과 순명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셋째 날 아침: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함

이 무거운 주제를 이끌 성경은 탈출 5,10-23; 마태 12,1-23; 시편 78장입니다.

파라오는 노예살이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시키려는 모세를 방해함으로써 하느님의 부르심에 저항합니다.

여기서 파라오는 “누가 주님인가?”라고 질문합니다.

파라오에게 이 질문의 핵심은 모든 적을 파괴하는 힘의 존재를 묻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이방인들과 억압받는 이들,

그리고 학대 받는 이들의 권리를 지켜줄 결정적인 변화를 주심으로써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십니다.

 

오만함의 위험

하느님의 첫 번째 적은 당신 ‘은총을 거부하고 성령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현대에도 오만함은 하느님께 대한 순명을 방해합니다.

자기 결정, 인격적 결정, 자유 의지의 이름으로 위장하여 그런 오만함이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격려의 사목과 우상에 대한 경고

우상은 신앙의 결핍에서 비롯됩니다. 탈출기의 황금 송아지 사화를 주목해 보면, 과거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현대에도 ‘중대한 범죄’입니다.

우상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종합해 보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기 보다는 ‘보는 것’을 선택하고자 하는 열망에 휩싸입니다.

현대 디지털 세계에서도 많은 이들이 우상에 대한 ‘추종자’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야 합니다.

특별한 경우, 우상은 종교적 의식주의와 결합되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거나 받아들이는 것 없이,

진정한 기도는 결핍되고, 단지 매우 아름다운 의식으로 치장되어 나타납니다.

예수께서는 광야에서의 유혹에서 사탄을 이겨내셨을 때, 우상의 유혹을 이겨내셨습니다.

당신의 모범에 따라,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무지의 우상을 극복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십니다.

 

넷째 날 아침: 격려의 사목

다섯 번째 묵상 주제는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격려의 사목입니다.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해결책은 다름 아닌 ‘인간 역사 안으로 들어오신’ 하느님 말씀입니다.

탈출기 14장의 홍해를 건너는 사화와 마태오복음 14장의 물위를 걸으시는 예수의 사화의 공통점을 들여다보면,

백성들이 하느님을 믿도록 도와주는 ‘격려와 위로’의 사목을 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이집트로부터 탈출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줍니다.

그리고 마태오 복음에서 폭풍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예수께서는 “두려워 말라”고 격려하십니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믿음이 물위를 걷도록 초대하시고, 그의 믿음이 흔들릴 때, 예수께서는 그를 잡아주십니다.

 

예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고 자유롭게 해주십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고 자유롭게 해주시는’ 주님을 위한 찬미의 기도인 시편 124장을 묵상합니다.

이 묵상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안전하게 해주심에 대한 찬미로 이어집니다.

예수 ‘그분이 아니시라면’, 깊은 물에 빠져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물은 우리를 삼켜버리지 않고, 유혹의 덫은 부러질 것이며, 우리는 자유로울 것입니다.”

이렇게 교황님의 사순 피정은 ‘모세가 걸어간 믿음의 길을 예수께서 완성’하시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탈출기와 마태오 복음, 시편에서 보여주는 ‘주님을 향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통해, 오늘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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