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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
2020.01.16 10:54

침묵으로 맞이하는 새해

조회 수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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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성 가르멜 여자 수도원

2020년 새해가 밝아 왔습니다.
여느 때보다 깊은 침묵으로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수녀원은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영혼만이 존재하는 광활한 광야가 됩니다.

가르멜 수도원의 새해 첫날의 대침묵은 세상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무질서와 말로 인한 잘못들을 대속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입니다.
가르멜의 침묵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언어이자, 생명 자체이신 하느님께로 이끄는 활짝 열린 문입니다.

침묵하는 만큼 우리는 하느님을 더 잘 알게 됩니다.

기도와 침묵은 서로 통하는 연결된 관과 같기에, 기도가 깊어질수록 침묵 또한 깊어지게 되며 우리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더욱더 민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의 침묵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욕망과 혀를 침묵시키는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일반적으로 말만 하지 않으면 침묵을 지킨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몸이나 표정으로 많은 말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무익한 말에 대해서 침묵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생각하거나 자신의 감정에 얽매이는 것을 멈추어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것에 대한 불필요한 호기심, 하느님의 리듬에 따르지 않는 서두름, 자신 안에서 생겨나는 끊임없는 소음으로부터 침묵해야 합니다.

우리가 침묵하지 않으면, 우리는 하느님을 침묵하시게 만들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가르멜에서 침묵의 성녀로 알려진 삼위일체의 엘리사벳은 침묵하지 않는 영혼의 상태를 조율되어 있지 않은 칠현금에 비유합니다.

자신 안에 스스로를 위해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는 영혼은, 자신의 능력을 하느님 안에 두지 않고

“세상적인 것들과 뒤섞어놓아 주님께서 칠현금을 튕기실 때 신적인 하모니를 낼 수 없습니다.”

불협화음을 내는 칠현금의 현들은 침묵을 통해 계속해서 조율되어야 합니다.

침묵을 통해 자신을 잊고 하느님과 함께 머무는 영혼은 “지상에서 이미 천국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새해가 밝아오면 우리는 복 많이 받으시라는 덕담을 나눕니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복은 이 지상에서부터
하느님과 함께하는 천국의 삶을 누리는 것입니다.
새해에 하느님께서 마산교구의 모든 신자분들에게
복 많이 내려주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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