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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영성
2020.03.27 16:14

좋은 삶으로의 초대(1)

조회 수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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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성욱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네브래스카에 살고 있는 누군가가 나를 사랑합니다.” 

은사님의 책 The Good Life(「좋은 삶으로의 초대」(2018)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됨)의 첫 글귀입니다.

저자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라는 지역에서 네브래스카는 아주 먼 곳입니다.

먼 곳에서도 나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만큼 나에게 힘이 되는 말이 있을까요?

「좋은 삶으로의 초대」는 우리 모두에게 행복하고 좋은 삶, 특히 그리스도인에게 ‘좋은 삶’이 어떤 삶인지 안내한 책입니다.

먼저 사랑받은 체험이 있어야 좋은 삶이 가능하다고 소개합니다.

‘사랑받은 체험의 뿌리’가 행복한 삶의 첫 걸음이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리스도인으로서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역량은 근원적인 뿌리에서부터 하느님과의 만남이 필요로 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과의 만남을 뜻하는 영성(spirituality)과 사랑받은 체험에 대한 응답으로서 도덕성(morality)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그리스도교 영성과 도덕성의 접점’입니다.

 

“영성 없는 도덕성은 뿌리가 없고, 도덕성 없는 영성은 구체적이지 않다.”

저자의 다른 저서, 「거룩한 삶으로의 초대」(2015)의 유명한 구절입니다.

하느님과 벗 되는 삶으로서 영성생활이 가능한 까닭은 하느님이 먼저 우리를 찾아오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하고, 사랑에 목말라하며,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충만함을 갈망하는 것 같지만,

그 질문의 근원을 되짚어 보면, 하느님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생활은 ‘하느님께 사랑받은 체험의 뿌리’가 있어야 가능하고,

영성생활은 도덕적 실천, 곧 이웃사랑으로 구체적인 열매를 맺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면, 다른 사람에게, 심지어 낯선 사람에게도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일도 훨씬 쉬워집니다.”  

 「좋은 삶으로의 초대」는 행복한 사람에게 친구가 필요하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랜 명제에서 시작합니다.

자극하는 친구도 필요하고, 격려하는 친구도 필요하며, 나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면서 함께 웃어주는 친구도 필요합니다.

친구가 있어야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좋은 삶을 도덕적으로 올바르게만 살았다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삶이 ‘틀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꼭 좋은 삶은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좋은 삶이란, 하느님과 벗 되고 이웃과 벗 되는 삶입니다.

좋은 삶이 하느님과 벗 되는 삶을 뜻하는 한, 도덕성과 영성은 함께 다루어야 할 주제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도래할 때까지,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은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이고,

어떤 사람이 될지,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매순간 어떤 행동들을 선택해야할지에 관한 질문들입니다.

우리가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삶이 그리스도인에게는 좋은 삶이자 가장 행복한 삶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좋은 삶이 곧, 은혜로운 삶이라고 부릅니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거룩한 존재면서 동시에 사회적 존재다.”

「좋은 삶으로의 초대」는 그런 의미에서 하느님을 닮은 인간의 특징(거룩한 존재, 사회적 존재)이 잘 반영되어야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좋은 삶이라는 측면에서, 하느님 모상으로서 인간은 두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두 가지 특징은 ‘거룩함’과 ‘사회적 존재’입니다.

첫째, 인간이 자신의 성취와 무관하게 존엄한 까닭은 우리 안에 하느님의 ‘거룩함’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우리 인간이 이웃에게 자선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까닭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친교인 ‘사회적 특징’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굴라(R. Gula)는 우리 인간이 거룩한 존재로 살아가고 사회적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 때,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두 가지 특징은 ‘겸손’과 ‘감사’의 덕이라는 형태로 열매를 맺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겸손과 감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질문으로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겸손은 자신에 대하여 하느님께 솔직한 사람의 덕이다.”

겸손은 이해하기 어려운 덕목입니다. 받은 은사가 누구로 말미암아 주어진 선물인 줄 아는 사람은 ‘겸손’하게 삽니다.

겸손한 사람은 자기 능력과 한계를 현실적으로 인정하되,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떠나보내고,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기꺼이 최선을 다해 실천하는 덕입니다.

따라서 겸손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 병약해져 의존하는 상황을 두고 존엄성이 상실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장점에 기대고 그들의 돌봄에 의탁하는 체험이야말로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을 위해

필요한 은총의 선물”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감사는 “축복으로 받은 선물이 나눔을 위해 주어졌음을 수용하는 겸손한 사람이 곧 이어 체험하게 되는 덕목”입니다.

주어진 선물은 자랑하기 위한 소유물이 아니라,

이웃과 나누라고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임을 기억하는 사람(tongere; think)의 덕목이 ‘감사’(thanksgiving)의 덕인 것입니다.

열 명의 나환우가 치유를 받았지만,

누구로 말미암아 치유가 일어났는지 ‘기억’하는 사마리아 사람 한 사람만이 되돌아와 감사의 인사를 드렸듯이,

감사의 덕은 진정 기억하는 자의 덕목입니다. 감사와 찬미드림은 그리스도인이 갖추어야 할 마땅한 태도입니다. 

 

(1) 겸손은 여러분 자신에 대해 땅으로 내려가서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덕목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여러분은 떠나보내기 힘들고, 한계를 받아들이기 힘들고, 도움을 청하기 힘듭니까?

여러분이 과도한 통제와 독립의 욕구를 느끼는 삶의 영역은 무엇입니까?

(2) 감사드리는 사람은 기억하기를 좋아합니다. 지난 1년간 특별히 여러분의 삶에 영향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 카드를 작성해 봅시다.

그것을 꼭 보낼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감사 카드를 적어보는 일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으로 그 순간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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