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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영성
2020.08.28 11:20

좋은 삶으로의 초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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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성욱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대구가톨릭대학교

자존감(self-esteem) 강화하기: “당신은 나를 사랑하나요?”

우리는 늘 사랑에 목마릅니다. 매 순간 “당신은 나를 사랑하나요?”라고 끊임없이 물으며 살아갑니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 때문입니다.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좋은 삶으로의 초대』 2장은 자존감에 대해 소개합니다. 자존감을 “자기가 성취한 업적과 무관하게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의 덕목”으로 소개합니다(p.75). 코로나19 시대에, 어느 때보다 자기와의 관계가 어려움을 느끼는 이때에, 나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나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책은 ‘사랑의 대체물’들을 떠나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여기서 사랑의 대체물이란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하려고, 스스로 만들어내 낸 것들입니다(p.82).

 

사랑의 대체물이 관할하는 범위는 생각보다 꽤 넓습니다. 재능, 재물, 능률, 매력, 재치, 기발함, 심지어 ‘선한 일’을 통해서도 우리는 ‘나’를 드러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느님 사랑이 차지할 자리를 사랑의 대체물로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의 대체물이 심해지면 ‘우상숭배’가 됩니다(p.82). 마태오복음 5~7장에 있는 ‘참행복 선언’에서 가난하고 굶주리고, 울고, 모욕 받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서 복된 까닭은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일궈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대체물로 내세울만한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만으로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능할까요?

 

자기와의 관계: <라푼젤>과 <나나>의 이야기

애니메이션 영화로 더 유명해진 <라푼젤(Rapunzel)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라푼젤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마녀에게 못생겼다는 말만 들으며 컸습니다. 소녀를 묶어 둔 것은 ‘높은 탑’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두려움’을 입혀 놓은 변질된 ‘자아상’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기 전까지, 못생긴 자아의 감옥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반면에 <나나의 집에는 거울이 없네>라는 노래에 등장하는 ‘나나’는 지저분한 옷을 입고 피부가 검습니다. 그냥 봐도 이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납작한 코도 마술처럼 황홀하게 느끼며 삽니다. 라푼젤과 나나의 이야기는 조건 없는 사랑의 수용 여부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오늘날 “나는 내가 싫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조건 없는 사랑을 체험하며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느 때보다 ‘관계’의 어려움을 살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스스로 물어볼 질문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며 살아왔는가! 

 

반면에 자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누리는 축복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지도 압니다. 자신의 한계를 알기 때문입니다. 낮은 자존감을 전수하는 요인은 많습니다. 남아선호사상이라든지, 일상의 사소한 만남도 자존감을 방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자존감은 어떻게 세워지는 것일까?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를 소중하게 여기려면 어떤 점검이 필요할까? 『좋은 삶으로의 초대』 2장은 지니고 살아온 하느님 상(image of God)을 점검해 보라고 제안합니다. 사실 우리는 자기 구미에 맞는 대로 하느님을 재단해 놓고 사는지 모릅니다. 책은 ‘멀리 계시는 하느님’과 ‘친구나 애인처럼 가까이 계신 하느님’의 이미지 등을 소개하며 하느님 상을 형상하게 된 요인도 점검해 보자고 초대합니다. “죄 목록이 적힌 수첩을 들고 함정에 빠지는지 지켜보다가 전과자 표식을 달아주려고 기다리는 교도관 같은 하느님” 혹은 “가까이 계시는 친구 같은 하느님 상”인지에 따라 우리의 신앙생활과 일상이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같은 하느님을 믿기도 했고, 같은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느님이 다른 분이셨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마음 안에 새겨진 하느님 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나를 매우 좋아해요!”

하느님 사랑을 자기 가치의 ‘근거’로 삼기 위해서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좋은 삶으로의 초대』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과 어느 사제의 대화를 소개합니다. 어느 날 저녁 시골길을 걷고 있던 사제가 해질녘에 바람을 쐬러 나온 노인을 만났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 기도하는 노인에게 사제가 말을 건넵니다. “하느님과 친하신 것이 틀림없군요.” 노인은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하느님은 나를 매우 좋아해요!” 영성생활의 시작을 위해 필요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내 사랑의 고백’이라기 보다는 ‘사랑받은 체험’입니다. 성경은 두 가지가 담겨 있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사랑하신 이야기와 당신 백성이 사랑받은 체험에 응답한 이야기! 성경으로 기도하다 보면 우리도 사랑받은 체험의 순간을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요?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호세아서의 말씀 안에 잠시 머물러 봅니다.

 

“에프라임아, 내가 어찌 너를 내버리겠느냐? …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 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호세아 11,8-9).

 

(1) 우리 모두는 실수하거나 상처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실패한 경험은 자존감에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그 때의 상황을 잠시 떠올려 봅시다. 상처받은 경험에 대해서 하느님께서 나에게 위로의 대화를 하실 수 있도록 잠시 기도 안에 머물러 봅니다.

 

(2)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기초 작업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어떤 이미지가 그분의 사랑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합니까? 하느님의 어떤 이미지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합니까? 내가 지금까지 지니고 살아온 하느님의 이미지를 한번 도화지에 그려봅니다. 그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성경 말씀을 찾아서 말씀 안에 잠시 머물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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