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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성 가르멜 여자 수도원

복음 말씀을 접하면서 가끔 예수님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지상 생활을 하실 때 예수님은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어떤 지향으로 기도를 바치셨을까, 제자들에게 직접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를 얼마나 바치셨을까 하는 아이 같은 상상을 해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마음, 예수 성심이야말로 우리가 움직이기 전에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시어 모든 것을 내어주시는 완전한 사랑이시며, 이 사랑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성체 성사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가르멜 수녀원의 노동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미사 때에 성체와 성혈로 변화되는 제병과 포도주를 만드는 일입니다. 제병과 포도주를 만드는 작업에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곱게 부수어진 밀가루를 반죽하여 뜨겁게 달구어진 판에 굽고 칼로 자른 뒤, 다시 말리는 등의 여러 과정을 거쳐야 제병이 만들어지고, 포도를 으깨어 깨끗하게 걸러서 몇 년의 숙성 기간을 거쳐야 포도주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부서지고 으깨어지는 과정은 주님의 지상 생애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기시고 유다인들에게 넘겨지신 것처럼, 주님께서는 오늘도 성체 안에서 우리에게 먹히시고 당신 자신을 남김없이 내어주십니다.

 

모든 것을 완전히 내어주시는 예수 성심을 닮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봉헌은 시간과 마음을 봉헌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아도는 시간을 봉헌하기보다는,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그 시간을 주님과 이웃을 위해 바치는 것이 가치있게 시간을 봉헌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는 3분 이상 주님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항상 깨어있으면서 그 시간을 주님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데에 바쳤습니다. 우리도 성녀를 닮아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하느님을 생각하고 사랑하고자 애쓰고, 그런 하루하루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어느새 우리의 전 생애를 하느님께 봉헌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애쓰다 보면, 삼위일체의 성녀 엘리사벳의 말씀처럼 “하느님께서 나를 보실 때, 내가 아닌 예수님을 보시게” 되고, 그럴 때 우리는 예수님의 생애를 다시 사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모든 것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삶을 이 시대에 다시 살아야 하는 것이기에 영성체를 할 때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과 가까운 이들을 위해서만 이기적으로 기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시간과 마음을 자기중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매일의 작은 시간과 마음을 봉헌함으로써 당신의 어머니마저 우리에게 내어주신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예수 성심 성월이 되기를 바랍니다. 티없으신 성모 성심께서 이 모든 봉헌에 함께해주시기를 청하면서 말입니다.

 

6월 21일자 고성가르멜수녀원(홈피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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