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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진욱 요셉(재속프란치스코회경남지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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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9년 42세의 프란치스코회(작은형제회) 총봉사자(총장) 보나벤투라는 이태리 중부에 있는 라베르나 산에 오른다. 설립자 프란치스코가 서거 2년 전인 1224년 오상五傷을 받았던 곳을 찾아 고요와 평화에 머무르고자 했던 것. 그곳에서 보나벤투라는 기도 중에 프란치스코가 십자가상 예수님의 모습을 한 날개 여섯 달린 세라핌 천사로부터 오상을 받는 모습의 환시를 본다. 이에 영감을 받은 보나벤투라는 우리의 영혼이 하느님께 도달하는 단계를 여섯으로 나누어 설명한 명저 『하느님께 나아가는 정신의 여정』을 저술한다.


1217년 프란치스코보다 36년 늦게 이태리 중부의 바뇨레지오에서 탄생한 보나벤투라는 프란치스코와는 대조적인 삶을 산다. 프란치스코가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아 큰돈을 벌고 기사가 되어 신분 상승을 하려던 꿈을 갖고 있었던 데 비해 보나벤투라는 파리 대학에 유학,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로서 활동하였으며 수많은 저서와 논문을 써 토마스 아퀴나스와 쌍벽을 이루는 대 신학자가 된다. 그리고 알바노의 주교 겸 추기경으로 서임되고 리옹 공의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는 한편 1243년 26세 때 프란치스코회에 가입하였고 1257년에는 7대 총봉사자가 되어 초기 형제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진력한다. 1274년 서거한 그는 1482년에 시성 되고 1588년에는 교회 박사(세라핌 박사)의 칭호를 받는다.

 

이렇게 학덕과 성덕을 겸비한 보나벤투라가 왜 그토록 프란치스코에게 매료되었을까. 보나벤투라는 저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대전기』에서 어린 시절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던 자신을 프란치스코가 중재기도를 통해 살려주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프란치스코가 진실로 겸손하고 가난을 사랑하는 진정한 하느님의 사람임을 알아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보나벤투라 역시 프란치스코처럼 겸손한 사람이었다. 두 에피소드가 있다. 하나는 교황이 추기경 임명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빨간 모자를 보냈을 때 수도원에서 설거지하고 있던 보나벤투라는 설거지가 끝날 때까지 빨간 모자를 나무에 걸어 놓았던 것. 다른 하나는 교황이 보나벤투라와 토마스 아퀴나스 두 사람에게 성체 찬미가를 지어달라고 부탁했을 때 보나벤투라는 토마스의 것이 더 낫다며 자신의 것을 스스로 폐기했던 것.

 

7월 15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을 맞아 하느님의 길을 따르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 그리고 하느님의 가치와 세상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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