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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1 03:53

무의미한 연명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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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진욱 요셉(재속프란치스코회경남지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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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내년 2월 ‘연명의료 결정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10월 23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법에는 임종 과정에 있는, 즉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의사와 전문가로부터 의학적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일시적 생명 연장만을 가져오는 의학적 치료(심폐소생술, 인공심폐기 부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를 시행하지 않아도 되는 법적 뒷받침이 마련되어 있다. 즉, 환자의 사전 동의(환자가 의식이 없을 때는 가족들의 동의)가 있을 때는 소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시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고무호스와 링거 줄, 인공심폐기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만 생명을 연장해주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존엄하고 자연스러운 죽음, 즉 소위 존엄사尊嚴死를 방해하고, 또 정작 회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쓰여야 할 의료 인력과 장비, 시간, 돈 등이 무가치하게 낭비된다는 큰 폐단이 있어왔다. 따라서 이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의 마련이 절실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가뜩이나 날로 커져가는 생명경시 풍조가 더 조장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장기 획득이나 재산 분배를 둘러싸고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 등이 주된 이유이다.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에 관한 우리 교회의 입장은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다소 신중하지 않나 여겨진다. 어쨌든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1999. 12, <교황청 생명학술원>의 ‘임종자들의 존엄에 관한 최종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 바 있다. 

 

“환자의 죽음을 더 이상 막을 방법이 없고 집중적인 치료를 한다고 하여도 고통만 더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의사는 의학과 인간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임종자에 대한 존중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며, 모든 지나친 의학 치료를 중단하고 환자가 죽음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얼마 전 시행한 조사에서도 한국인 10명 중 8명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택하겠다고 응답을 했는데, 특히 종교인들이 더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이 잠시 지나갈 세상’ 후에 영원한 생명이 이어질 것임을 굳게 믿는 우리 신앙인들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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