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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3 14:25

우울증과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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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진욱 요셉(재속프란치스코회경남지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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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우울증 발병률이 유의하게 낮고, 종교적 수단을 병용하면 우울증이 더 빨리 치료되며, 자살 가능성도 현저히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신앙이 우울증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신앙 공동체가 제공하는 영적·사회적·심리적 지지, 안녕감, 위로 및 희망, 왜곡된 사고의 교정 등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건전한 신앙이 제공하는 삶의 의미와 가치 및 목적성이 각종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과 면역력을 높이고, 또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특히 쓰라린 상실의 경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주는 데 있다고 한다.

 

한편, 우리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우울증을 하느님께 나아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일종의 ‘통과의례’ 또는 ‘성장통’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욥은 갑작스러운 재난을 당한 후 고통과 절망 속에서 하느님을 원망하고 자신의 출생을 저주하면서 무력감, 절망감, 좌절, 낙담, 악몽, 환시, 죽음, 소망 등에 시달린다. 견디다 못한 욥이 자신은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낱 인간임을 깨닫고 이를 자복하자 드디어 하느님께서 모습을 드러내시고 위로하시면서 그의 모든 소유를 회복시켜 주신다. 욥은 심한 우울의 고통을 겪은 다음에야 비로소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성 프란치스코는 20살 무렵 전쟁 포로가 되면서부터 수년 동안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그러나 프란치스코는 그런 고통을 겪은 후 삶의 방향을 하느님께로 돌리게 된다. 따라서 프란치스코 성인의 젊은 시절의 우울증은 회개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일종의 과도기적 통과의례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젊은 시절 가르멜 수도회를 개혁하려고 시도하다가 수구파에게 납치되어 톨레도 수도원 지하 독방에 갇힌 채 수개월 동안 온갖 학대와 모욕을 당하고 우울증에 빠진다. 그러나 요한은 이 고통을 통하여 자신을 정화시키고 신앙을 고양시켜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 소위 ‘어두운 밤’을 통하여 완덕에 이르는 길을 발견했다. 

 

물론, 영적 체험과 관련이 있는 이분들의 고통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우울증과 똑같은 것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을 우울증이라는 시련으로 단련, 정화시켜 당신께로 향하게 하시는지도 모를 일이다.


  1. 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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