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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진욱 요셉(재속프란치스코회국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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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火病은 우리나라 민간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병명이다. 화병은 인간의 4대 기본 정서인 희로애락喜怒哀樂 중 분노憤怒가 일으키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화병을 울화병鬱火病이라고도 하는데 스트레스가 밖으로 분출되지 못한 채 마음에 쌓이고 쌓여 생긴 울화가 일으키는 병이라는 뜻이다. 일반 인구 중 약 4~5%는 화병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중년 여성들에게 압도적으로 많다.

 

화병을 일으키는 스트레스 중 가장 흔한 것은 남편에게서 받는 것이고(가부장적 태도, 억압, 폭력, 외도 등), 다음이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이며, 이 밖에 경제적 손실(사업 실패, 돈을 떼이는 것 등), 곤궁, 가난, 자녀들의 속 썩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화병 특유의 증상은 화가 남, 답답함, 뛰쳐나가 훨훨 돌아다니고 싶음, 열불이 남, 치밀어 오름, 목 가슴의 덩어리(뭉침), 온몸이 아픔, 한숨, 하소연, 피해 의식, 충동성 등이다.

화병 치료의 근간은 상담을 통하여 쌓여진 분노를 줄여 주고, 적절히 배출되도록 돕는 것이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비난받지 않을 것 같은 편안하고 안전한 분위기 속에서, 환자의 고통을 환자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려는 자세로, 환자가 울면서 호소하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그리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질병 발생에 관여한 환자의 성격, 효과적이지 못한 대처 방법, 왜곡된 생각 등을 검토해 보고 바람직한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정신과 의사들은 화병 환자를 치료할 때 자주 어떤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고 고백한다. 그것은 아마도 화병이 씻기 어려운 마음(또는 영혼)의 상처, 그리고 분노 및 증오라는 뿌리 깊은 인간의 부정적 감정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부분은 환자의 정신적 문제를 인간적 사고와 이론의 틀에서 이해하고 치료하는 의사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런 부분이야말로 ‘영혼의 의사’인 성직자들의 몫, 즉 사목 상담의 좋은 대상이 아닐까 여겨진다. 특히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바탕으로 하는 복음이야말로 이런 사람들에게 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 관련해서는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용서로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주고 있는 송봉모 신부님의 저서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이 좋은 참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1. notice

    가톨릭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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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8.03.08 Views95 저자손진욱 요셉(재속프란치스코회국가회장), 김현주 율리아나(가톨릭여성회관 관장)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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