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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6 05:03

송구영신 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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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진욱 요셉(재속프란치스코회경남지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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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연말연시에 특별한 여행이나 모임 등의 이벤트를 만들지 않고 마산가톨릭교육관에서 주관하여 실시하는 송구영신 피정에 참여해오고 있다. 교통체증과 인파로 짜증 나고 피곤한 여행과 술과 음식에 몸과 마음이 지치는 떠들썩한 모임들이 주는 공허함을 피하기 위해 고심 끝에 찾아낸 가장 이상적인 방법. 송구영신送舊迎新,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 일. 송년감사미사로 지난해를 보내고 1월 1일 평화의 날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미사를 봉헌하면서 새해를 맞는 일. 이보다 더 좋은 송구영신이 어디 있을 것인가. 

 

교육관이 위치한 봉화산은 본래 일출의 명소로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 잔잔한 바다와 올망졸망한 섬들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성모 동굴 쪽에서는 일몰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편 생각해보면 1월 1일에 떠오르는 해라고 뭐 별다를 것인가. 몇 년, 몇 월, 며칠이라는 시간 단위는 영겁의 시간을 우리 인간이 그저 편의에 의해 구분하여 놓은 것에 불과하리라. 어쨌든, 갈매기 나르는 창연한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만물을 지어내신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찬미할 수 있다면 인간의 시간을 초월하여 시간 밖에 존재하시는 하느님의 시간 속으로 잠시나마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일상의 번거로움을 피해 침묵과 기도 속에서 자신을 살피고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영혼을 정화하는 ‘피세정령避世靜靈’, 즉 피정은 우리가 하느님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일 년에 몇 차례씩은 고향을 찾는다. 특히 설이나 추석 명절이 되면 그토록 힘든 ‘귀성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줄지어 고향을 찾아간다. 귀성歸省. 늙으신 부모님과 가까운 어르신들, 조상님들의 묘, 어린 시절 뛰놀던 고향산천, 즉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근원을 찾아가 근황이 어떤지 살피고 돌보며, 아울러 그 안에서 형성된 자신의 정체성과 본 모습을 되돌아보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되찾고 힘과 용기를 얻어 새로운 출발과 도전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귀성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더 깊은 의미의 귀성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바라고 결국은 가야 할 진정한 본향本鄕, 즉 하느님 아버지께서 계신 곳을 찾아가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피정을 우리의 ‘영적 귀성’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일 년에 두 번 이상 이 ‘영적 귀성’을 하여야 하지 않을까. 일 년에 한두 번씩 ‘세속 귀성’을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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