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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진욱 요셉(재속프란치스코회국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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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백화점 의류매장, 화려한 옷을 입은 한 중년 여인이 직원에게 삿대질하더니 급기야는 뺨을 때린다. 뺨을 감싸 쥔 직원은 변변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연신 고개를 조아린다. 여인은 뺨을 때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언성이 더욱 높아지고 행동이 거칠어진다.

 

이것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위 ‘갑질’의 한 모습이다. 갑질은 5,6년 전부터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한 신조어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신분, 지위, 직급, 경제력, 힘 등을 내세워 하위에 있는 사람에게 오만불손하게 굴거나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동을 말한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대기업 회장들의 운전기사나 직원들에 대한 욕설 및 폭행, 신참 간호사들에 대한 ‘태움’ 사건, 기업들의 하청업체에 대한 착취,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착취 등 다양한 형태의 갑질들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요즈음 온통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성추행과 성폭력 사건들도 대부분 갑질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갑질을 당한 사람들은 누구나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 수치심과 함께 자신의 존재 가치에 회의를 품고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갑질이 소위 ‘인격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 더러는 모멸감이 이판사판의 공격성과 폭력으로 표출되기도 하고, 갑질의 서러움을 자기보다 하위에 있는 사람에게 푸는 갑질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문제는 갑질의 원인이 개인의 도덕성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데도 있다는 것이다. 갑질이 합리화 또는 당연시되고 이것이 사회라는 조직을 움직여나가는 한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갑질이야말로 우리가 시급히 청산하여야 할 최고의 적폐일 것이다. 

 

한편, 갑질은 언제나 약자들의 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정면 도전, 공격, 핍박 행위가 된다. 그렇다면 그 뒷감당을 누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회개의 사순 시기, 우리는 과연 알게 모르게 갑질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나 상처를 입히지는 않았는지, 우리가 과연 갑질하는 사람들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지를 곰곰이 성찰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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