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 24,48)
루카 복음사가는 ‘구원의 현재성’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루카는 복음서의 시작에서부터 구원이 ‘오늘 여기에서’ 이루어졌음을 이야기합니다(2,11; 3,22; 4,21). 실제로 루카 복음서가 쓰여지던 시기에 많은 신자들은 박해의 상황에서 그리스도의 재림만을 기다리며 그 박해들을 견디어 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안에서 70년에 일어난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를 종말의 전조로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루카는 멀리 있을 최종적 구원만을 기다리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이루어졌고, 성령을 통하여 우리 삶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구원을 체험하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구원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단 한 번 결정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잊지 않고 강조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통하여 일어난 구원의 증인으로 제자들을 내세우십니다. 영광스럽게 승천하시는 예수님께서는 그전에 제자에게 두 가지를 명령하십니다. 먼저 당신의 부활과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를 그분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할 것, 그리고 성령이 오실 때까지 예루살렘에서 머무를 것.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성령이 오시자 세계 모든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합니다(사도 2,1-13). 제자들이 누리는 기쁨의 근원은 구원의 체험입니다. 그리고 그 기쁨 안에서 박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구원의 체험을 사람들에게 전합니다.
구원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구원을 체험한 사람들은 기쁨 속에서 살아갑니다. 삶이 풍족하고 여유로워서가 아닙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많을지라도, 성령과 교회를 통하여 용서와 위로가 늘 새롭게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기쁨은 세상의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에, 감추어질 수 없이 온전히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이렇게 구원의 증인이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기억할 것은 우리를 증인으로 내세우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우리가 증언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분은 성령이시라는 사실입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인 오늘은 홍보 주일이자 청소년 주일입니다. 코로나 이후 많은 신자들이, 특히 청소년과 청년이 많이 줄었음을 체감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우리가 세상의 재미보다 더 재밌는 것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교나 기술이 아니라, 우리 신앙이 가지고 있는 보화를 전해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항상 신앙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또한 신앙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성령께서 주시는 구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큰 기쁨으로 구원의 삶을 살아간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