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음’ 그 자체로 중요한 믿음
“
믿음이 있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기적은
가능해진다.
”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오늘 복음의 앞부분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남을 죄짓게 하지 말고 형제들을 용서해 주어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이에 제자들이 부담과 한계를 느낀 탓인지 이런 청원을 드린 것이었다.
예수님은 믿음의 양을 더해 달라는 제자들의 청원에 답하지 않고 겨자씨만 한 믿음이 돌무화과나무도 옮기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씀을 하신다. 예수님 시대에 겨자씨는 가장 작은 것의 대명사이었고 돌무화과나무는 키가 20m나 되고 뿌리도 깊어 가장 크고 움직일 수 없는 것의 상징이었다.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한 것일까?
믿음은 크고 작음의 양보다 있다(有)는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작은 믿음이라도 진짜로 있다면 그때 놀라운 기적도 가능해진다. 박해자 바오로는 믿음으로 선포자가 되었고 배신자 베드로는 믿음으로 순교자가 되었다. 이것이 겨자씨만큼 작은 믿음이 일으킨 기적이었고 돌무화과나무가 옮겨지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인 것이다.
믿음이 있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기적은 가능해진다. 나 자신을 봉사하는 사람으로, 기도하는 사람으로, 용서하는 사람으로, 베푸는 사람으로 그리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신앙인으로 만들어 준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간적인 노력과 여정들은 보상을 받기 위한 하느님과의 거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행하는 도리이며 은총 덕분이기에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의 신앙고백이 되어야 한다.
겨자씨만큼 작은 믿음이라도 내 안에 싹을 틔울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 그리고 그 작은 믿음이 나를 신앙인으로 변모시키는 기적이 될 수 있음을 믿고 희망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