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에서 가장 깊은 어둠, 마리아나 해구. 그 깊은 심연에서 과학자들은 전혀 새로운 한 생명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생명은 씁쓸한 이름을 부여받았다.
Eurythenes plasticus — ‘플라스티쿠스’.
왜 새우에게 ‘플라스틱’이라는 오명을 씌웠을까?
그 이유는 참혹하다. 발견된 심해 새우의 몸속에서 길이 0.65mm의 미세 합성섬유가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인류가 버린 플라스틱이 이제는 심연의 바다마저 침범한 것이다.
태평양 한가운데에는 ‘거대 쓰레기 섬’이 떠다니고, 북극의 얼음 속과 외딴 섬마저 플라스틱의 포로가 되었다. 우리나라 연안 해역 쓰레기의 90%가 플라스틱이며, 바다 위엔 양식장의 하얀 스티로폼 부표가, 바다 밑엔 해양 생명을 질식시키는 유령 어구가 도사리고 있다.
이 플라스틱 오염은 결국 바다와 강을 거쳐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온다. 미세플라스틱은 물론, 그보다 더 작아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플라스틱은 인체 깊숙이 파고들어 건강을 위협한다.
우리가 누린 ‘편리’의 대가, 그리고 ‘버림’의 습관이 만든 재앙이다. 선택은 자유였지만, 그 결과로부터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떠올린다.
“지금, 우리의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찬미받으소서 17항)
이 질문은 심해의 새우 ‘플라스티쿠스’가 우리에게 보내는 묵직한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