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연중 제6주일 강론

posted Feb 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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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서시몬 시몬 신부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예수님이 활동하시던 당시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군중들은 경제적으로 빈곤했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들 중 특히 복음에 자주 등장하는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은 구걸로 겨우 연명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지요. 그들은 구원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자, 억압받고 실망한 하느님의 백성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찾아왔고, 예수님은 그들을 행복하다 칭송하십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그들의 가난과 굶주림과 서글픔이 그 자체로 어떤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이 행복한 이유는 하느님의 나라가, 하느님의 다스림이, 하느님의 개입이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버림받았다 여겨졌던 이들이 이제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의 구원을 체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말씀처럼 가난하고, 굶주리고, 울고, 미움받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통해 구원을 체험하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을 만난 후에 병자들과 장애인들이 치유와 위로를 받고, 배고픈 이들이 빵을 얻습니다. 이미 예수님은 그들 곁에서 하느님의 구원을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멀리 있는 곳, 죽은 뒤에만 가는 곳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곳, 예수님께서 병든 이들을 고쳐주시는 곳, 예수님께서 세속의 마귀들을 쫓아내시는 곳 바로 그곳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예수님을 만나고 있고, 그분의 구원을 체험하고 있다면, 하느님 나라는 이미 우리 곁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구원을 얻기 위해 억지로 가난해져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만이 우리의 구원자이시고, 우리 인간은 예수님이 있어야만 완전히 충만해질 수 있는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약함과 부족함을 바라보며 그저 좌절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약하고 부족하기에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찾고 만나는 이가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진정 가난한 사람입니다. 즉,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않음을 아는 사람이고, 오직 주님으로 인해, 주님과 함께하는 동안은 자신의 가난이 전혀 문제 되지 않음을 아는 사람입니다. 내가 가난한 존재이기에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 할수록 우린 예수님의 구원을 더 많이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난했던 예수님이 그러셨듯이 내가 가난해야 가난한 사람들 곁에 계신 예수님과 진정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주님의 도움은 아무런 대가 없이 무상으로 주어집니다. 그 은총 안에서 그저 우린 감사하고 기뻐하는 아이가 됩니다. 주님의 도움을 받으며 행복한 마음으로 우리도 주님처럼 이웃을 돕는 삶을 사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