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듣는 예수님의 기도

posted Mar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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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진구 베드로 신부/ 성사전담

우리 딛고 사는 땅 흔들릴세라
십자가 뿌리 깊이 내리고
희망 두고 사는 하늘 진노할세라
가시관 머리 숙여 속죄합니다.


아버지시여!
제가 당신 말씀으로 이 세상에 왔기에
어찌 당신 뜻
헤아릴 수 없겠습니까만
왜? 하필이면
사형수의 침상인 십자가이옵니까?


제가 목청 높여 산울림의 메아리로
저들에게 들려준 것은
하늘나라 위한 
사랑 용서 하나 됨이온데 저들은
미움 멸시 비웃음의 손가락질로
골고타 그 언덕 위에
저의 십자가를 밀어 세웠습니다.


뼈를 뚫는 망치소리에
요르단 강가에서 들었던 소리도
타볼산 위에서 들었던 음성도
묻혀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두려웠으면
“이 잔을 멀리하여 주십시오” 하고
청했겠습니까?


얼마나 외로웠으면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부르짖었겠습니까?


하오나 아버지시여!
알고 있습니다. 당신 뜻 
다시 헤아립니다.
모든 연약한 인간 조건 뒤로하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제 영혼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라고
저를 내려놓습니다. 아니
십자가 위에 저를 덩그렇게 올려놓습니다.


약속된 부활의 새날을 위해!
아버지의 더 큰 영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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