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뜨락

하느님이 만드신 것과 인간이 만든 것

posted Nov 0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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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선향 안젤라 아동문학가/ 가톨릭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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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름다워라 찬란한 세상 주님이 지었네.”

울긋불긋 산마다, 거리마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아름다움이 펼쳐졌다. 누가 저토록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그토록 뜨거웠던 여름의 더위를 한순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나뭇잎을 떨구고 내년 봄의 새로운 시작을 소리 없이 예비하는 손길은 누구일까? 사람들은 ‘자연의 섭리’라 하며 그 위대한 섭리 안에 살아가지만, 그 섭리를 만드신 분을 얼마나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

 

우주 만물을 다시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나무, 꽃, 풀 모든 식물도 모든 동물도 주님께로부터 지음받은 그 자리에서 섭리대로 존재하고 있다. 우주까지 생각을 확장하지 않고 지구만 바라보아도 얼마나 신비롭고 경이로운가? 보시니 좋았다 하신 그대로이다.

주님께서 만드시고 보시니 참 좋았다 하신 걸작이 사람이다. 나도 참 좋으신 그분의 작품이고, 내 주변의 모든 이웃, 세상의 모든 사람도 그렇다. 그래서 가끔 넘어진다. 왜 참 좋으신 하느님의 작품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여 싫어하고 때로는 미워하고 피해야 하는가에 대한 양심의 소리때문이다. 아무리 나를 내려놓는다 해도 내 교만은 최후의 보루에 주님이 아닌 나를 세워두고 있다.

 

식당에 들어선 할머니 세 분이 무인주문 기계 앞에서 머뭇거리신다. 다행히 젊은이 한 사람이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몇년 후 무인주문 기계가 더 진화되면 나도 이용하기 어렵겠다는 씁쓸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내가 이런 시대에 살아가리라 한 번도 예상하지 못한 현실 앞에 서 있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따라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은 도태되어 가는 느낌이다.

 

요즘 로봇이 인간의 일을 많이 대신하고 있고 인간은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경제 논리에 맞추면 기업은 이익일 수 있다. AI의 등장은 사람들의 미래를 매우 편리하게도 하겠지만 사람끼리 소통해야 할 많은 부분을 로봇에게 맡기게 되어 서로 차단하게 된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자연의 많은 자원이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되고 자연을 활용한 인간의 만듦은 경제적 논리에는 부합할지 몰라도 자연에도, 사람에게도 해를 끼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상 고온이나 이상 기후 현상도 인류가 해결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경제적 가치만 추구하는 무기 개발, 가치관 없 는 경쟁적 AI 프로그램 등등, 인간이 만든 것의 이면에는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인류를 위험에 몰고 갈 엄청난 파괴 력이 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피조물에는 하느님의 선하심이 담겨 있지만 인간이 만든 것의 이면에는 욕망과 탐욕이라는 무기가 숨어 있기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편리할 수도 있지만 잘못 사용되면 인류를 불행에 빠뜨릴 수 있기에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인류라는 공동의 집에 함께 살고 같은 배를 타고 있다. 하느님께서 선으로 만드신아름다운 세상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선이 되는 만듦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