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연중 제2주일 강론

posted Jan 1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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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이시몬 시몬 신부

혼인 잔치,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 드러나는 자리

 

오늘 1독서에서 이사야는 하느님께서 예루살렘에게 ‘마음에 드는 존재’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신다고 전합니다. 이는 주님 세례 축일에 들었던 복음 말씀에 담겨있듯이, ‘사랑하는’(루카 3,22) 이름이며,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선사하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신부에게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신랑이듯이,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당신의 신부로 부르시어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는 신랑으로서 사랑하는 이가 되어주십니다. 


이는 오늘 복음에서 전해지듯이,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일어난 첫 번째 표징은 물이 포도주로 변화되었다는 것을 넘어서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기 위해 오셨음을 증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떨어진 포도주에 대한 어머니 마리아의 요청을 받아들이시어 당신의 시간을 앞당기십니다. 자신을 내어주려고 하는 순간부터 그 시간은 자신과 연결되어 있기에 잠잠히 있을 수 없고 가만히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이사 62,1). 주님께서 당신 자신을 선사하신 카나의 혼인 잔치는 우리와 한 몸이 되도록 당신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신랑이신 주님을 증언하는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카나의 혼인 잔치는 성찬례를 통해 계속 새롭게 일어납니다. 주님께서는 교회의 기도를 받아들이시어 성찬례에서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고, 우리와 함께 혼인 잔치를 벌이시며, 성체성사로 우리를 채워주십니다. 성찬례는 당신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하느님이 전해지는 자리이며, 성령께서는 우리가 서로 다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같은 주님께로 붙어있는 한 몸(로마 12,5)이 되었음을 기억하도록 해 주십니다. 이처럼 한 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며, 서로를 두고 기뻐할 수 있는 삶을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그 삶을 향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는 신랑이신 그리스도께서 지니셨던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우리 안에 불어넣으시어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우리가 주님께로 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처럼, 주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는 사랑으로 우리를 채워주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 또한 내어주는 사랑을 드러내는 삶으로 나아가도록 우리를 변화시켜줍니다. 그 변화를 이끌어주시는 하느님 안에서 주님께로 붙어있는 우리의 삶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혼인 잔치이자 주님을 증언하는 자리가 되어가는 한 주를 보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