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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너희는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너의 증인이 될 것이다.”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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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


“너희는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너의 증인이 될 것이다.”

(사도 1,8)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온 세상이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이 계절에 우리는 새 생명의 힘찬 약동인 주님의 부활이라는 크나큰 기쁨을 만나게 됩니다. 이 큰 기쁨과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증인 - 증인의 삶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 부활의 증인으로 택하셨습니다(사도 10,41 참조). 증인이란 어떤 사실을 증명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을 세상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여야 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들이 주님의 부활에 대한 확신에 차 있어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제사를 재현하는 미사때마다 가장 중요한 시점에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미사 통상문)라고 주님의 부활 신앙을 고백하며 결의를 다집니다.
그러나 부활을 선포하는 것은 단지 말로나 혀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걸맞는 진실한 삶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오 5,16)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인이 진정 그가 신앙하는 바를 따라 성실하게 살 때에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복음 선포의 사명을 띠고 살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삶의 증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삶의 증거야말로 사람들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인 것입니다. “복음선교를 위한 첫째 방법은 신자들의 진정한 생활 표양이다”(현대의 복음선교 41항)고 하신 교황님의 말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삶의 증거가 얼마나 힘있는 선교인가를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신앙인의 올바른 생활은 어두운 세상에 한줄기 빛이 되고, 이웃에게 봉사하는 생활의 표양은 소금과 같이 사회를 썩지 않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가 예수님과 함께 새 사람으로 부활하여 새 생활을 함으로써 예수 부활의 새 증인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새 시대 - 새 증인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마르 2,22)는 말씀처럼 오늘날 새 시대는 새로운 증인들과 새로운 복음 선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유목, 농경 사회였던 과거의 복음 선포와, 산업혁명을 거치고 첨단 기술이 발달하여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과 같은 대중매체가 극도로 발달한 현대사회 안에서의 복음 선포는 그 양상과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 일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과거에는 미미하거나 없었던 일들, 특히 하느님의 법과 복음의 정신에 어긋나는 일들이 현대 사회에는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극심한 생명경시 풍조, 자연 파괴 현상,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한 윤리 문제, 국가간 이해 관계의 첨예화와 빈부 격차 문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오늘의 교회는 현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들을 복음에 비추어 재조명하고 바로잡는 새로운 복음화에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 신자들은 이러한 문제들 앞에 더욱 예리한 의식을 가지고 새 시대의 새 증인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우리 한국 교회가, 새 시대의 새 증인으로서 사회 복음화를 위해 시급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점 가운데서 한 가지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생명경시 풍조(살인, 자살, 강도, 각종 폭력 행위, 낙태, 자연의 오염과 파괴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생명의 근원이시며 모든 생명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과 흠숭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께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 생명적 풍조를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이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 할 과제이며 사명입니다.
생명이 소생하는 계절인 이 봄에 새 생명을 가져다주신 예수님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 모두 우리 사회에서 생명경시 풍조를 몰아내는 일에 앞장서는 역군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무덤에서 발길을 돌려 - 세상 속의 증거자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소리 높여 외치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였습니다. 죽음도 고통도 그 어떤 것도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그들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비참하게 돌아가신 예수님의 무덤을 가로막았던 큰 돌은 이미 치워지고 없었습니다(요한 20,1 참조). 사도들은 광장에서, 법정에서 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주님의 부활을 선포하였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들도 그 분의 부활을 선포하는데 닥쳐오는 어려움을 두려워하거나 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 앞에는 어떤 고통과 장애도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4,27; 16,33)고 말씀하십니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예수 부활의 증인(사도 5,32 참조)으로 불리움을 받은 우리는 세상을 향해 소리높여 복음을 외치는 한편, 이웃에 대한 헌신과 희생, 봉사 등 삶의 증거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데 힘을 모읍시다. 그리고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이는 우리 사회를 하느님께로 되돌아오게 하는데 온 지혜와 힘을 기울입니다.
다시 한번 부활의 기쁨을 전하며, 여러분 가정과 우리 사회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2001년 부활 대축일에,
교구장 박정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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