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주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과 함께 걸어가신다!")을 맞아, 이주민들의 삶과 우리 사회, 교구 공동체가 직면한 현실을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이 날은 1914년 교황 비오 10세에 의해 제정되어, 이 주민들의 존엄과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의 영적·사회적 필요에 응답하기 위해 매년 기념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부서개편을 통해 2016년 ‘온전한 인간발전촉진부’ 내에 이주사목국을 설치해 이주민 사목을 더욱 강 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다문화·다인종 사회 진입과 마산교구의 상황

OECD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가 외국인으로 구성되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규정됩니다. 2024년 7월 기준, 대한민국의 전체 인구 중 약 260만 명이 이주민으로, 우리나라는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진입한 상태입니다. 저출산 과 고령화로 인해 외국인 유입이 불가피하며, 이는 지역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가 관할하 는 경남은 서울과 경기 다음으로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진해신항 건설과 사천 항공우주청 설립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와 기술 인력의 유입이 예상되며, 이로 인해 지역 내 이주민 수가 더욱 증가할 것입니다. 현재 교 구에는 베트남, 필리핀, 동티모르 등지에서 온 약 1,900여 명의 이주민 신자들이 창원, 함안, 칠원, 진주, 통영, 거제 등지에서 주일미사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을 위한 영적돌봄 이외에, 경남전체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상담, 법 률 및 의료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사회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산교구가 직면한 현실적 도전 과제

1. 결혼이주여성: 상당수가 1900년대 말 건강하지 않은 국제결혼정보업체와 통일교 및 위장결혼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면서, 많은 분이 언어, 문화의 장벽으로 정서적·육체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필리핀 출신 가톨릭 여 성들 중 상당수는 통일교 및 타 개신교회로 이탈한 상태입니다.

 

2. 노동자: 과도한 노동 강도와 위험한 근로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들의 인권 보호가 절실합니다. 특히 베트 남 출신 노동자들은 가톨릭 신자로, 이들의 인권과 신앙 생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3. 유학생: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유입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교에서 이탈하여 노동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학생의 옷을 입은 노동자로 법적 보호 없이 노동시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4. 이주배경자녀: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자녀들은 교육과 양육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여, 차별과 학교 폭력의 피 해자가 되기 쉽습니다. 이들에게는 정신적·심리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5. 각국 가톨릭 공동체를 위한 영적돌봄: 이주민 신자의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성전과 신앙 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민족 본당 공동체의 건립과 신앙쇄신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이를 위해 외국인 사제를 포함한 인력과 재원이 부족합니다.

 

이주민들은 이제 더 이상 외부인이 아닌, 우리 공동체의 형제자매들입니다. 이들을 환대하고 사랑으로 품어 안 는 것이 우리 교회의 중요한 사명임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