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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1 08:32

첨단 과학기술 문명의 시대에 종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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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40222.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1강 

과학철학자 장하석 교수는 과학을, 튼튼하고 확실한 지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런 지식을 줄 수 있는 것은 ‘과학적 방법’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이런 과학적 방법이란 게 무엇인가. 이것은 과학자들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과학적 지식은 관측이나 실험으로 증명된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증명이 되었다는 것도 단순하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한때 확실하다고 믿었던 과학이론이 폐기되고 새로운 이론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결국 증명되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비과학적이란 무슨 의미일까요? 미신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장하석 교수의 부모는 고등교육을 받은 현대식 인물이지만 가끔 점을 보러 간답니다.

점쟁이를 용하다며 믿는 것은 비과학적이라고 하는 장하석에게 부모는,

“네가 어떻게 아느냐? 그런 사람이 용한 능력이 있을 수도 있지. 과학적인 것만 믿고 사는 게 인생이냐”

라고 반론하셨답니다. 

 

비과학적이지만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은 바로 종교라고 합니다.

장 교수에 의하면, 과학과 종교의 공통적 역할은 인간에게 세계관을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이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원리에 의해 움직이며, 그 속에서 인간의 위치는 어떤 것인가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 심오한 진리들을 다루면서 얘기가 서로 다르면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종교끼리도 전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경우, 교회에서 지지하는 천동설을 반대하고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종교재판을 받고 죽을 때까지 가택연금 조치됩니다.

그런 충돌과 갈등을 보면 과학과 종교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과학철학자들은, 과학과 종교는 내용의 차이가 아닌 방법의 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과학의 입장에서는 종교도 미신과 같은 비과학적 영역으로 치부될 수도 있을 겁니다. 

 

비과학적 영역이 있는 이유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라는 책을 통해, 인류의 조상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풀어놓습니다.

1. 인간을 협력하게 하는 힘인 인지혁명

2. 인류 역사상 최대 사기극인 농업혁명

3. 돈·제국·종교라는 상상의 질서를 통한 인류통합

4. 지난 5백 년 동안 세상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 과학혁명을 통해서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안에서 각각의 혁명들을 만들어낸 근본적 힘은 바로 사실이 아닌 상상의 힘,

즉 존재하지도 만져지지도 경험해보지도 못한 것을 믿을 수 있는 힘입니다.

 

이적(가수) 우린 이걸 철석같이 믿고 있는데, 하라리 얘기는 이 얘기나 저 얘기나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는 거죠. 갑자기 엄청난 혼란에 빠지면서, “이야, 그럼 막 살아도 되는 건가? 이렇게 됐다가, 그게(그 믿음이) 없어지면 우리 자체가 산산이 붕괴될 것 같은… 그래서 다시, 내가 믿는 것들을 이렇게, 이렇게 돌아보게 되는, 자기 재정립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 같아요. 

김상욱(물리학자) 저는 이럴 때 언제나 과학이랑 대비를 시켜요. 이 세상에는, 그냥 사실인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은, 그냥 사실, 팩트잖아요. 그러나 이것이 400년 전이면 큰일 날 소리였지요. 즉 사실 영역까지도 인간의 상상이 개입된다면 인간이 불행해지죠. 이 세상에는 상상이 아닌 것들이 있는데 이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학문이 저는 과학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상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그것이 너무 과학의 영역까지 넘어오는 것은 경계해야 되지 않을까. 

윤대현(정신의학자) 그런데 그러기에는 과학이 아는 게 너무 없어요. 우리가 진짜와 가짜를 잘 구분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의외로 못해요. 왜 그런 말씀을 드렸냐 하면,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모르거든요.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 “인간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이에 대해 과학은 모르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 안에 수많은 상상과 이런 것들이 오고갈 수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저는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 정의 중에 제일 재밌게 읽은 게, 과학적 접근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학문을 인문학이라고. 근데 아직도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 너무 많죠. - tvN, 190924. 책 읽어드립니다. E.01

 

삶을 끌어가는 것은 믿음

중남미 일대에는 일명 예수도마뱀이라 불리는 도마뱀이 산다.

그 동네 사람들이 그들을 예수도마뱀이라 부르는 이유는 바로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그들의 신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 영어선생님은 어느 날 우리에게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셨다.

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우린 모두 긴장했고 선생님께서는 늘 그러셨듯이 그날도 어김없이 우리에게 맥 빠지는 답을 던지셨다.

“왼쪽 다리가 빠지기 전에 오른쪽 다리를 옮기고 또 오른쪽 다리가 빠지기 전에…” 졸음은 이미 우리를 훌쩍 떠나버린 뒤였다.

그러던 몇 년 후 나의 궁금증은 하버드대학 같은 과 동물생리학 실험실에 있는 동료 대학원생들에 의해 풀렸다.

초고속 촬영기법을 사용하여 예수도마뱀의 행동을 한 토막씩 천천히 살펴보았더니,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그 영어선생님의 사이비 이론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예수도마뱀들은 실제로 한쪽 다리가 미처 빠지기 전에 다른 쪽 다리를 뻗는 식으로 물을 건너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이 물 위를 걸으셨다는 것은 결코 증명할 필요가 없다.

그분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 신의 아들이 아니신가.

과학은 이른바 형이하학이지만 종교는 형이상학 중에서도 으뜸이 아니던가.

과학은 모든 걸 증명해야 하는 멍에를 지고 있지만 종교는 그럴 필요가 없다.

믿음은 증명보다 훨씬 더 위대하기 때문이다. -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1장, 9번째 이야기

 

영화 ‘기생충’에서, 아들 기우는 부잣집 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과외를 하게 됩니다.

문제를 풀다 앞에서 푼 문제가 틀렸나 싶어 다시 뒤로 돌아가는 다혜에게 기우는 말합니다. 

 

만약 지금 실전 수능이고 이게 첫 문제였으면 넌 시작부터 완전 엉킨거야. 이거 봐, 맥박도 완전 엉켰잖아. 심장이 거짓말을 못해. 시험이란 게 뭐야. 앞으로 치고 나가는 거야. 그 흐름을, 그 리듬을 놓치면 완전 꽝이야. 24번 정답? 관심 없어. 나는 오로지 다혜가 이 시험 전체를 어떻게 치고 나가는가, 장악하는가, 거기에만 관심 있다. 실전은, 기세야, 기세.

 

과학이든, 어떤 사상이든, 각자가 이것이 삶의 정답이라고 외칩니다.

정답은 ‘옳은 답’일 수도 있지만 ‘정해진 답’이기도 합니다. 정답에 얽매이면 그 외는 틀린 게 됩니다.

그래서 자꾸 주저하게 됩니다. 하느님과, 그분이 만드신 세상과 이웃,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분명한 믿음, 그것이 나를 기세 있게,

그리고 기뻐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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