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2021.01.15 10:32

사도행전 읽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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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염철호 요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유다인들의 음모(22,30-23,22)
사도행전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 가운데 하나가 이 대목입니다. 성전에서 죽을 위협에 빠져 있던 바오로를 구출해 온 천인대장이 바오로가 왜 이런 일을 당했는지 알아보려고 유다인들의 최고 의회, 곧 산헤드린을 소집합니다. 그리고 바오로를 그 앞에 세웠는데, 바오로는 자신이 온전히 바른 양심으로 율법을 지키는 사람이며, 아무런 문제가 되는 일을 하지 않았음을 강변합니다. 그러면서 바리사이파 출신 바오로는 바리사이들을 자신의 편으로 돌리기 위해 자신이 지금 죽은 이들의 부활에 대한 희망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다고 강조하는데, 당시 사두가이파는 부활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바리사이파는 부활과 천사와 영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천인대장은 이 문제가 종교적 문제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로마 제국의 입장에서 사형을 처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하며 바오로를 빼내어 갑니다. 


바로 그날 주님께서 바오로에게 나타나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23,11)라는 말씀을 주시는데, 이제 바오로는 로마로 가는 본격적인 길로 접어들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유다인들의 음모였습니다. 그들은 천인대장을 속여 바오로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는데, 바오로의 생질을 통해 그 계획이 탄로 나는 바람에 천인대장은 즉시 바오로를 바닷가의 카이사리아로 호송합니다. 대대적인 병력을 동원해 호송한 것을 보면 당시 분위기가 매우 엄중했던 것 같습니다.


바닷가의 카이사리아에서(24,1-24,27)
유다인들이 카이사리아로 내려와 펠릭스 총독 앞에서 바오로와 대질심문이 진행됩니다. 유다인들은 바오로를 흑사병 같은 자요 나자렛 분파의 괴수라고까지 말하며 로마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죄목, 곧 사람들 사이에 소요를 부추긴다는 죄목으로 고발하기까지 합니다. 그러자 바오로는 자신이 어떤 분란도 일으키지 않았고, 오직 “새로운 길”(24,14)을 따를 뿐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길’이란 히브리어로 ‘할라카’인데, 유다교의 다양한 종파들에는 각기 고유한 ‘할라카’, 곧 율법과 예언서를 해석하는 방식이 있었습니다. 바오로는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율법과 예언서의 가르침을 믿고 지키는 새로운 길을 걷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는데, 펠릭스 총독과 그의 아내도 이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펠릭스 총독은 뇌물을 기대하는 개인적 목적과 유다인들의 소요를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2년여 간 바오로를 감옥에 가두어 둡니다. 어떤 목적에서건 유다 총독과 천인대장은 바오로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을 이루는 데 조연이 됨으로써 성경에 자신들의 이름을 남깁니다. 

 

210117 4면 이미지(홈피용).jpg

카이사리아 유적지와 유적지에서 발굴된 빌라도 총독 비문
사진출처: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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