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다윗의 고된 피난 살이 1(1사무엘 22-24장)

 

이번 순례는 유다 광야 곳곳을 둘러보는 아주 고된 순례가 될 것입니다. 유다 광야는 매우 독특한 지형으로 산과 언덕이 계속 이어지며, 봉우리 사이의 계곡이 깊어서 봉우리 사이를 직접 오갈 수는 없습니다. 유다 광야의 연간 강수량은 100~150㎜ 정도여서 매우 건조하고 척박한 곳이며, 여름의 최고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기 때문에 생존하기 쉬운 환경은 아닙니다. 그래도 비가 내리면 이곳에도 식물이 자라서 가축의 방목도 가능하니 사막과 같은 곳은 아닙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숨어 지냈던 곳이 바로 이런 광야 지역이었습니다. 다윗은 갓을 떠나 유다 광야에 있는 아둘람의 굴속에 피신하였습니다. 그때 다윗의 형들과 아버지 집안 전체가 그곳으로 내려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곤경에 빠진 이들, 빚진 이들, 불만에 찬 이들이 다윗에게 모여들어 다윗은 사백 명을 이끄는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우선 다윗은 모압의 미츠파로 가서 모압 임금에게 하느님의 계획을 확실히 알게 될 때까지 자신의 부모를 보호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유다 지방에 머물라는 가드 예언자의 말에 따라 헤렛 숲으로 들어갑니다.

한편, 다윗과 그의 부하들에 대한 소식을 접한 사울 임금은 다윗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은 신하들을 꾸짖습니다. 그때에 에돔 사람 도엑이 나섭니다. 그는 사울의 목자들 가운데 우두머리로 다윗이 아히멜렉 사제를 찾아갔을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놉의 사제 아히멜렉이 다윗을 도왔다는 도엑의 증언으로 놉의 사제 여든다섯 명과 그 성읍의 주민들은 몰살을 당하게 됩니다. 이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가 아히멜렉의 아들 에브야타르이며, 그가 다윗에게 오자 다윗은 그를 보호해 줍니다.

다윗의 무리들은 유다 광야에 머물면서 주변 성읍의 주민들을 필리스티아인들로부터 보호해 줍니다. 그가 크일라에 있을 때 필리스티아인들이 유다인들의 타작마당을 약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는 주님의 뜻에 따라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워 크일라 주민들을 구해냅니다. 사울은 다윗이 크일라에 있다는 소식을 듣자 그를 잡으려고 군대를 소집합니다. 다윗은 신탁을 통해 크일라 주민들이 그를 사울의 손에 넘기게 될 것임을 알게 되자 그곳을 떠나 유다 광야를 전전합니다. 다윗이 지프 광야의 호레스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사울은 다윗을 잡으려고 다시 출동합니다. 이때 사울의 아들 요나탄이 호레스로 다윗을 찾아와 그를 격려하고 의형제 계약을 다집니다. 이것이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입니다. 

지프인들의 고발로 다윗의 소재를 파악한 사울이 추격해오자 다윗은 마온 광야로 갑니다. 사울이 마온 광야로 다윗을 잡으러 갔을 때 필리스티아인들의 공격 소식이 들려왔고, 사울은 필리스티아인들을 치러 돌아갔습니다. 다윗은 그곳을 떠나 엔 게디 산성에 머물렀습니다. 다윗이 엔 게디 광야에 있다는 소식을 듣자 사울은 또 부하 삼천 명을 이끌고 그를 잡으러 옵니다. 당시에 사울은 그곳의 한 동굴에 들어가 뒤를 보았는데, 하필이면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그 굴에 숨어 있었습니다. 부하들이 그를 부추겨 사울을 죽이라고 하였지만 다윗은 그의 옷자락만 자릅니다. 사울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울이 굴을 나와 제 길을 가자 다윗은 사울을 불러 그가 임금을 해칠 마음이 없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사울은 다윗의 말을 듣고 소리 높여 울며, 다윗이야말로 임금이 될 사람이니 자신의 후손들을 죽이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다윗은 사울에게 맹세하였고, 사울은 궁으로 돌아갑니다. 

 

다윗에 대한 사울의 근거 없는 의심과 불안은 하느님과 하느님의 기름부음받은이에 대한 다윗의 충실함과 대조를 이룹니다. 참된 평화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울을 살려 주는 다윗(1860, 동판화)
율리우스 슈노르 폰 카롤스펠트(Julius Schnorr von Carolsfeld, 1794~1872)
출처: good news굿뉴스 

 

 

 

※ 김영선 수녀님의 ‘구약성경 순례’ 원고는 이번 호로 마칩니다.
3년간 집필해 주신 수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