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해 '하다'
2024.10.24 10:04

참고소애, 굼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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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동재 요셉/ 마산가톨릭농민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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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30년간 직장생활을 하고 그동안 취미생활로 모은 수석 3만점을 가지고 야망의 꿈을 안고 자신만만하게 의령에 둥지를 틀었다. 노후에 수석을 한점씩 판매하며 여유로운 생활을 계획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시행착오인 것 같다. 구경은 많이 오는데 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석을 팔아 생활한다는 것을 포기하고 식용 곤충을 생각하게 되었다. 2014년부터 중국과 필리핀 곤충시장을 조사하고, 식용곤충을 사육하면 환경도 지키고, 고단백질로 국민 건강을 지키는 건강한 축산업에 종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식용곤충 사육방법을 배우기 위해 전국의 각종 교육과 농장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연구하였다. 초기에는 귀촌이었지만 식용곤충을 사육하면서 귀농이 되었다. 집 뒤 300 평 텃밭에서 삽 가지고 밭을 정리하다가 차츰 관리기를 사용하다 보니, 꾀가 생겨 트랙터 중고를 400만원을 주고 사서 수리비 150만원을 들여 농사꾼이 되어 일을 하였다. 처음에는 폼을 잡고 트렉트를 부렸는데 이것도 1년에 두어번 사용하다 보니 당연히 수리비가 자꾸만 들어가서 중단하게 되었다. 귀농인으로서 시행착오는 매번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노동력과 돈을 까먹게 하였다. 한해는 의령 분회원들이 모여 유기농 생강을 심기로 작전을 짜고 100kg를 심었다. 결과는 참으로 참패였다. 그해 생강 수확량은 60kg으로 심은 양보다 더 적었다. “농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큰 교훈을 온 몸으로 체험하였다. 분회원 모두 생강 지식도 없이 초보 농삿꾼으로 생강 눈을 반 이상은 거꾸로 심고 나머지는 옆으로 심은 결과였다.
한 번은 노인복지회관의 회원들과 봉사를 하고 있는 중에 집에 불이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설마 하고 다시 확인하니 진짜 우리 집에 불이 났단다. 다급히 집에 오니 뉴스에서나 보는 것과 같이 아래채가 활활타고 있었다. 아래채는 구들이 있는 온돌이었는데 잘 쌓아 둔 장작더미에 불이 붙어 그야말로 서까래까지 타올라 소화기도 소용이 없었다. 아래채가 폭삭 주저앉고 난 후에 도착한 소방차는 잔불을 끄는 정도로 시꺼먼 나무 기둥들만 앙상하게 남겨두었다. 망연자실의 심정으로 일주일을 보내고 난 후 정신을 가다듬고, ‘불이 나면 잘 된다’는 말에 위안을 삼고 복구 작업을 하였다. 의령의 지인들과 합천 열매지기분회원들이 내 일처럼 달려와 함께 하였다. 다행히 아래채만 타고 본채로 불이 번지지 않아 조금 수월하게 복구하였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귀농 13년차로 조금씩 익어가고 있다. 환경을 살리는 식용곤충 사육, 건강 누룽지, 천연염색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 체험을 병행하여 노동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청정한 농장에서 생산되는 엄선된 재료와 청결한 공정으로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누룽지와 굼벵이 등 도시민들이 즐겨찾는 다양한 건강식품을 직접 개발 생산하고 있다. 식용곤충을 사육하며 <KBS 6시 내고향>, <생생정보>를 비롯해 <MBN 천기누설>과 <사노라면>등 다양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의령군 귀 농귀촌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회원들과 함께 프리마켓이라는 장터를 만들어, 각종 행사를 열어 직접 생산한 다양한 건강식 먹거리와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나눔의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 집 안팎에 함께하는 동물농장에서 맛난 먹거리를 얻고 나누는 즐거움과 시골의 깨끗한 공기를 만끽 하는 나날이기에 이미 삶의 터전이 노후의 대책이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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