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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민창홍 요한 시인

코로나19로 인하여 힘든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다. 감염병 예방수칙이 많은 불편함을 주고 있다. 거리두기를 하며 미사를 드리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정도다. 그래도 이 어둠 속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어느덧 10월이다. 고통 속에서도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돌아보면 연초에는 희망 섞인 계획을 세웠던 것 같다. 특히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성지순례도 하고 전대사도 받을 생각에 들떠 있었다. 결실의 계절이고 전대사 기간도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니 허무하기 짝이 없다. 기도하며 주일을 지키는 것만으로 위안하며 살지 않았는가. 코로나 덕에 쉰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휩쓸려 살지 않았는가. 코로나19를 탓하며 보낸 시간들을 반성한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 당당하게 외치며 순교하신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신앙의 뿌리를 찾고 내가 서서 나갈 길을 모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시간을 내지 못하던 얼마 전 서울 출장길에 명동성당에 들렀다. 예전의 기억으로 명동은 사람들에게 떠밀리다시피 다녔었는데 거리가 텅 비어 있었다. 문을 닫은 상가도 많았다. 감염병 영향이다. 성당의 큰 문이 한쪽만 열려 있어서 들어가니 방역하는 분들이 소독을 하고 있었다. 안내문에 따라 뒤쪽 지하성당에 가서 기도하기로 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소속되어 있는 완월동본당에 모셔진 앵베르 주교님, 샤스탕 신부님, 모방 신부님, 김대건 신부님 유해가 명동성당에도 모셔져 있어 반갑고 감회가 새로웠다. 본당에 모셔져 있는 성인유해도 하루 빨리 인정되어 명동성당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기도하며 공경하기를 소망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성인유해 앞에서 순교성인들을 위해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특히 순교정신과 희생정신의 귀감이 되신 성 김대건 신부님께 기도하였다. “신부님이 고대하시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바라며 자비의 삶을 살아 다른 사람들과 화해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도와주며 복음을 전하는 일꾼으로 희년의 기쁨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하소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기도를 바치며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였다. 


몇 년 전 중국 장춘시에 있는 소팔가자 성당에 간 일이 떠올랐다. 종교나 이민족에 배타적인 중국에서 성당 주변에 김대건로가 지정되어 있었고 성당 안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기념관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 성당은 김대건 신부님이 페레올 주교님으로부터 부제품을 받은 성당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들르는 곳이다. 어린 나이에 마카오 유학 중 이곳에서 주교님의 명을 받고 만주벌판을 한 달 동안 걸어 두만강을 건너 조선교회 밀사들을 만나 하느님의 소식을 전하고 돌아와서는 어렵게 공부를 마치고 사제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짧은 기간 사목을 하시다가 교우들과 함께 순교하신 과정을 묵상하였다. 


가을이다. 풍요롭고 따뜻한 하느님의 사랑이 가득 전해오는 느낌이다. 순교성인들의 삶을 되새기며 감염병 위기를 이기고 하느님의 자녀로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홈피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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