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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재찬 안셀모 신부/ 분도 명상의 집

| 오늘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

 

더 큰 사랑의 길: 나와 다른 사람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저의 남편은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기도로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가도 남편의 일관성 있는(?) 이기적인 태도에 화가 날 때가 많아요. 왜 저를 이토록 배려해 주지 않는 걸까요?”


“저의 공동체 안에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어요. 그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제 밤새 한숨도 못 잤어요. 그 자매에게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해 주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밤새 원망하고 화를 내며 속이 시끄러워 잠을 잘 수 없었어요.”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무수히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하느님도 사람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의 더 큰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원망하거나, 사랑해야 할 이웃을 미워하고 질투하고 때로는 분노하며 지내기도 합니다. 마음은 간절하나 몸과 입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런데 관계가 불편해지는 경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상대가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많이 사랑하는 것을 넘어 ‘제대로’ 사랑해야 합니다. 가령 자녀에게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 사랑을 베풀었지만 자녀들은 오히려 그로 인해 사회성을 잃어버리거나 자기만 아는 삐뚤어진 삶을 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제대로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나와 맞지 않거나 나와 다르게 행동하는 이들과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우리 마음속에 품어야 할 생각은 우리 모두는 완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완성된 사람이 아니라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사람들은 타고난 기질이나 교육 환경, 문화와 종교에 따라 참으로 다양합니다. ‘다른’ 사람은 나와 다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삶이 완전하지 않고, 자신 역시 부족한 죄인이면서 어떻게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다른 이를 판단할 수 있을까요! 물론 공동체 내에 상식 밖으로 자신만 생각하는 미숙한 사람, 받은 상처로 인해 마음이 삐뚤어진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이 공동체에 있을 때에는 참 불편합니다. 그런데 나와 다른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미친 듯이 화를 내지만, 다른 사람은 그저 조금 마음이 불편하다가 이내 평화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 불편한 시간을 통해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전해 주시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고 오히려 그 사람으로 말미암아 더 큰 사람이 되어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 마음 그릇을 더 크게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대해 소위 ‘속 시끄럽지 않고’ 자유로워지기 위해 나의 마음이 더 넓어지고 나의 사랑이 더 깊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방법을 바꾸고 성장시켜가야 하는 것입니다. 가령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을 돌보아 주셨습니다. 그러나 공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어떻게 하셨습니까? 멀리서 지켜보는 사랑을 했습니다. 기다려 주는 것, 침묵하는 것도 사랑의 방법입니다. 자신이 보기에는 자신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 같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더 큰 사랑을 닮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더 큰 사랑의 사람이 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적인 정진의 삶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적인 삶을 덕을 갖춘 삶과 혼동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영적인 삶을 추구하며 예수님의 사랑이 되기 위해 정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덕이 쌓여 가는 것이지, 성덕 그 자체를 영적인 삶의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영적인 삶의 진정한 목표는 하느님과의 사랑의 일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과의 사랑의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영적인 삶을 시작해야 할까요? 다음 호에서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새사제인사말(홈피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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