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뜨락
2020.04.24 13:56

산으로 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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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한국갤럽이 흥미로운 자료 하나를 내놓았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이란 주제로 조사를 했는데 결과가 의외였다.

놀랍게도 지상파 3사를 제치고 종편인 MBN의 ‘나는 자연인이다’가 1등을 하였다.

깊은 산중이나 외딴 무인도 등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은 욕구를 지닌 현대인들의 선호도가 꽤 높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정녕 자연이 좋아서라거나 치유를 목적으로 산이나 바다로 간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간들과의 관계에서 내면의 상처를 입었거나 기막힌 사연들이 있어 자연의 품에 안기어 은수자처럼 사는 분들이 더 많았다. 

 

21세기 초현대 문명사회에서 전기·전화·전파 그리고 에너지원 없이 종교수행자도 아닌데

산중이나 무인도에 홀로 산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더더구나 인적이 끊긴 곳에서 야생 동물들과 외부 침입자들로부터의 적절한 보호 장치도 없이

고고하게 살아감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아니다.

어쩌다 방송을 볼 때면 나는 주제넘게 그 프로그램을 염려하고 있었다.

저러한 사연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텐데 어떻게 발굴을 하며

과연 그런 대상이 지속적으로 있기라도 하겠는가? 라고.

그러나 나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였다. 2012년 8월부터 7년이 넘도록 여전히 절찬리에 방송되고 있으니 말이다. 

 

개그맨 기질로 많이 알려진 장경동 목사가 설교에서 최근 미국 갔다 온 이야기를 이렇게 소개하였다.

“어느 날 텍사스에 있는 아주 큰 미식축구장에서 집회를 하게 되었다.

근데 그 축구장이 돔구장이어서 둥근 지붕으로 천장을 덮어 놓았는데, 한 가운데 조그만 구멍이 뚫려있었다.

궁금한 것을 절대 참지 못하는 성미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더니

미국인들이 미친 듯이 열광하는 미식축구를 하느님도 보고 싶으시리라 생각하여 설계자가 하느님 보시라고 구멍을 내 놓았다고 한다.

” 장 목사는 깜짝 놀라 “미국인들이 괜히 잘사는 것이 아니구나!”라고 독백을 하며

이렇게 축구장 하나를 지어도 하느님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하였다고 하니 더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미국에서는 무엇이든지 하느님 주도하에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들은 인간을 사랑한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만이라도 이웃사랑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관심받아야 되고 보호되어야 할 사람들을

깊은 산중으로 외딴섬으로 내모는 이런 행태는 막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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