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성지 성당
연풍에 날다
날아서 새도 넘기 힘들다는 고개
두 팔 벌려 안아주면
삭풍의 소백산맥도 숨죽여 따뜻하다
민들레 홀씨처럼 이산 저산 날아다니는
복음의 씨앗들 머리 꼿꼿하게 들어
푸른 하늘 이고 지고 어린아이 앞세워
새 은신처로 가는 길
바람 부는 대로 갈 양이면
구름도 넘는 산맥일 양이면
당신의 섭리 안에 머물게 하소서
기도가 유일한 양식이던 산촌의 하루는 짧고
말 못 하고 형구틀 당기는 줄에
둘둘 말린 병인년이여 빛나는 이름이여
생生과 사死가 산으로 둘러싸인 연풍엔
갈매못에서 목숨 바친 황 루카 성인이 산다
풍요로움과 아늑함이 이어지는 산과 산
이곳이 하늘 아래 천국이다
거룩한 한 폭의 그림이다
연풍성지
연풍성지는 충청도와 경상도를 잇는 산간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초기 교회 신앙공동체가 있었고 병인박해 때에는 교우촌 신자들이 연풍 관아로 끌려가 모진 고문 끝에 순교한 치명터가 있는 곳이다. 1963년 연풍공소로 사용하기 위해 옛 향청 건물(충청북도 문화재자료 제13호)을 구입하고 보니 순교 터였다고 한다. 병인박해 때 충청도 갈매못에서 순교하고 1968년 10월 6일 시복식을 한 황석두(루카) 성인의 고향이 연풍으로 알려지면서 성역화가 시작되었다. 1979년 순교현양비를 세우고 문중 산에 묻힌 유해를 확인한 후 수안보본당에 안치하였다가 1982년 8월 25일 연풍성지로 천묘遷墓하여 노기남 대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가졌다. 성지 내에는 높이 8.5m의 십자가상과 황석두 성인의 입상과 묘지가 있다. 청주교구에서는 황석두(루카) 성인 탄생 200주년을 맞아 2014년에 기념성당을 봉헌하였다.
황석두 루카 성인 묘소
갈매못에서 순교한 다섯 성인상과 반석
황석두 루카 성인상
민창홍 요한 시인(시, 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