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거리지나서조양문광장에모인사람들
동헌 지나고 감옥으로 발길 옮겨
십자형틀에남은고통 삼키며
참수터 생매장터까지의 순례길
먹먹하여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로지 천주님만 믿는다는 고백
또 다른 천국에 살리라던 외침까지
배교의 유혹도 뿌리치고
당당하게 하늘 문 향하니
장날처럼 북적댔으리
이름도 알 길 없는 생매장된 사람들
북소리 같은 아우성으로 벽을 두드려
간절한 기도의 문 열리고
마침내 하늘나라에 들어섰으리
거룩한 이름 앞에 머리 숙인 묵주 든 행렬
십자가의 길 따라 이어지고
아는지 모르는지 개울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
겨울 햇빛은 순교터 붉게 물들이고
기울어진 오래된 소나무 성지를 받든다
거대한 소나무 홍주(내포)를 받든다
|홍주 성지|
홍주성지는 충청도의 첫 순교터이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성지이다. 홍주지역(내포지역)은 1784년 한 국천주교 창설초기부터 충청도의 첫 신자인 이존창의 영향으로 복음이 활발히 전파되어 신자가 제일 많았던 곳이다. 이 지역 은 행정, 군사의 요충지인 홍주목과 진영이 있던 관계로 순교자 수가 기록상으로 신해~정사박해 동안 8명, 이어 신유~기해박해 동안 4명, 병인박해에 200명이나 된다. 무명 순교자까지 1,000명이 넘는 순교자를 탄생시킨 거룩한 성지이다.
홍주성지에는 6곳의 순교터가 있다. 고문과 재판으로 피로 얼룩진 목사의 동헌과 진영장의 동헌, 그리고 감옥터, 조리돌림을 당한 저잣거리, 참수터, 생매장터가 있다. 심문과 고문, 죽음의 형장까지 1.5km 거리의 십자가의 길과 순교의 길을 깊이 묵상할 수 있다. 홍주성지성당과 순례객 센터는 홍주읍성 북문 근처 새 보금자리로 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