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담화

1973년 사순절 담화문

posted Mar 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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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사순절 담화문

사순절 사목교서

하느님의 가르침을 외면하고 인간의 근시안적 사고방식으로 마구 질주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사람이 경제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사람을 지배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 풍조 속에서 공존해야만 하는 우리 신자들에게는 실로 어려움이란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역겨움 속에서 사순절을 맞이하는 본 주교는 나의 사랑하는 교형자매들에게 어버이의 마음으로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신앙과 도덕을 위협하는 사회 풍조가 우리 주변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우리 서민생활의 어려움도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회를 떠날수도 없거니와 떠날려고 해서도 아니 됩니다. 이 사회에 살면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여 변질되지 않는 소금이 되고 어두움을 몰아내는 빛이 되어 모든 사람에게 불멸의 진리를 심어 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릇된 사회 풍조가 만연되면 될 수록 위는 더욱 지혜롭고, 더욱 용감하고, 더욱 성실하기로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이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수고 수난을 묵상하며 많은 사람들이 어리석게 보았던 그리스도의 수고 수난 속에 감추어져 있던 무한한 사랑의 신비를 우리 생활 속에 옮기기를 촉구하는 시기입니다. 그리스도는 “누구든지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생명을 버린다면 그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하셨고, 그는 우리 때문에, 우리 죄 때문에 저 처참한 사형을 당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수고 수난에 대하여 무엇을 묵상합니까?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하여 무엇을 생각합니까? 우리를 위하여 그 무서운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셨으니 한량없이 고마운 분이라고 생각하고 그 무한한 사랑을 느끼십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우리의 잘못을 슬퍼하고 올바르게 살기를 힘쓰며 우리에 대한 그분의 무한한 사랑을 깨닫고, 그와 같은 사랑을 모든이와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현세의 고통과 번민과 절망 상태에서 희망없는 생활을 할 것이 아니라 현세의 온갖 고통과 번민과 슬픈 것들 속에서도 영원 한 것을 바라볼줄 아는 지혜로서, 기쁨과 희망속에 살아야 하겠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의 수고 수난의 길은 어쩔수 없이 걸어가신 슬픔의 길이 아니라 우리에 대한 사랑의 자발적인 길이었고 인류에 대한 사랑의 절정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을 당하거나 사형장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면 더구나 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대신 고통을 당하고 죽음의 길을 간다면 어찌 감사 감격하지 않겠습니까! 그리스도께서 우리 때문에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셨다는 외적인 사실 때문이 아니라 우리를 그만큼 사랑하신 내면적 이유와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분의 고통과 죽음을 나누어 가져야 하는것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고신 극기란 의미도 없으며 보속이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며 소극적인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 요구하는 고식 극기나 보속은 그런뜻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먼저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시어 수난과 죽음을 당하셨으니 고신 극기 보속은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 사랑의 실천적 표시인 것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고자 하거든 자기를 끓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도 바로 이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마음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행동이 일치 되었을 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통을 원치 않으며 도로혀 그 고통을 자기가 받기를 원하고, 기쁨은 자기만 가지려 하지 아니하며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자 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간의 상징인 것입니다. 고신 극기의 의미가 그리스도의 그 무한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하여 우리 생활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달게 참아 받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 육신 생활의 어려움이나 마음의 고통을, 사랑하는 그 분을 위하여 참아 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분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 부족하였다면 이 사순절에 열열히 사랑을 실천하여 사회에서 하느님의 가르침을 고수 한다든가 나의 옳지 못한 습관을 버리고 성덕의 생활을 한다든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도와 주므로서 사랑을 실천한다든가, 자기의 생활비를 절약하여 교회사업을 돕는다든가, 이 모든 행위는 고신 극기 통회 보속의 내용을 넉넉히 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항상 거룩한 생활을 해야 하겠지만 이 거룩한 시기에 더욱 열심하셔서 우리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완전히 일치하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늘 깨어 있으십시오.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씩씩하고 용감한 사람이 되십시오. 여러분은 사랑의 정신을 가지고 모든 일을 처리하십시오.”

1973년 3월 7일
천주교 마산교구장 장병화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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