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담화

1983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posted May 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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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주님의 성탄을 알리는 천사들의 환호소리를 듣고 외치며 온 인류의 대축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풍성히 내리시길 기원합니다. 칠흑 밤의 정적을 깨고 외치는 천사들의 환호성에 놀라 잠에서 깨어나 주님이 탄생되신 마굿간으로 달려간 목자들처럼 우리도 아기 예수께 최고의 경배를 드리기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가 오늘 참 기쁨을 맛보고 있다면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들이며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당신의 기쁨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천사의 메시지는 하늘과 땅의 화해를 전합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벌어진 엄청난 간격을 메꾸시러 주님은 우리와 똑같은 방법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아기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몸소 인간과 이룩하신 화해의 표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죄를 묻지 않으시고 그리스도를 내세워 인간과 화해하셨고 또 사람들을 당신과 화해시키는 임무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코린후 5,18-19). 우리가 감정의 차원에서만 맛보는 성탄 축일의 즐거움을 주께서 주시는 마음의 기쁨으로 변화시키려면 우리는 이 해가 지나기 전에 바로 지금 형제들과 화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선의의 피해자일지도 모릅니다. 이유가 어떻든지간에 우리는 오늘 하느님의 화해에 힘입어 우리와 불목하고 있는 형제들과 화해하도록 불림을 받고 있습니다.
로마 제국과 유다 나라, 황제의 인구조사령과 서민들의 신고, 아기와 황제, 엄청난 대조이며 뛰어넘을 수 없는 간격입니다. 이 틈새는 하느님만이 좁히고 하나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더욱 효과적으로 식민지 나라를 통치하기 위하여 호구조사령을 내린 황제의 정치적 야심이 계기가 되어 예수님은 조그마한 고을에 태어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날때부터 인간의 권세에 예속된 사람, 또는 인간의 권력 앞에서는 무기력하고 강한 자의 명령에 굴복당하는 약자로 나타나셨습니다.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구세주를 알아보는 표지로서 가르쳐 준 것도 연약함 자체였습니다; “여러분은 한 갓난 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것을 보게될 터인데 그거시 바로 그분을 알아보는 표이다”(루가 2,12). 보잘것 없는 것이 위대함의 표, 약한 것이 강한것의 표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자신들에게도 해당됩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세속적인 견지에서 볼 때에 여러분 중에 유력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었습니까?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강하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자들을 택하셨습니다”(고린전 1,26). 이 말씀은 우리가 쓸데 없는 열등감에 빠져 있으라는 권고가 아닙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우리가 받은 자비와 은혜의 처지를 생각하고 하느님의 힘으로 무장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리스도의 권능이 내게 머무르도록 하려고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나의 약점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내가 약해졌을때 오히려 나는 강하기 때문입니다”(고린후 12,8-10). 사실 우리는 우리 능력의 한계를 잘 알기 때문에 하느님께 의존하는 신앙인입니다. 우리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셔서”우리에게 큰 일을 해주신 전능하신 분을 바라보고 사는 자들입니다. 또한 우리는 연약한 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주변의 부정과 부패를 거스려 대항함으로써 약함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힘을 드러내 보이는 사명을 받은 자들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연약함은 인정하기만 하는 피동적인 처지가 아니라 하느님의 전능으로 보충되고 극복되어야 할 능동적인 노력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알려 주신 사실을 보러 목자들은 “어서 베들레햄으로 달려 갔습니다. 그들은 듣고 결단을 내리고 달려가 찾았습니다. 들음, 결심, 발견, 이 셋은 신앙 도정의 연속단계입니다. 들은 바를 마음 안에 되새기고 그것을 우리 주변에서 찾아 재확인하는 것입니다; ”목자들은 자기들이 듣고 보고 한 것이 천사들이 들은 바와 같았기 때문에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돌아 갔다“(로가 2,20). 그들이 신앙으로 찾은 것을 남들에게 알리면서 하느님의 위업을 찬양한 것입니다.
천사들의 화해 소식과 목자들의 신앙, 이 둘은 탄생하신 주님의 선물이자 우리의 과제입니다. 갈수록 폭력, 부정, 불화가 대형화 되어가며 강한 것과 큰 것이 중요시되는 현대에 우리는 당신 자신을 무한히 낮추시어 인간과 화해를 이루시고 연약하고 작은 것을 더 높이 평가하시는 하느님의 지혜를 사람들에게 알려야겠습니다.
선교 200주년도 목전에 다가온 순교 복자들의 시성식과 교황님의 방문으로 막바지에 오릅니다. 시성식이 우리 각자의 신앙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되고 주님을 모시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땅에 빛”이 되고자 염원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화해의 기쁨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1983년 성탄절에
천주교 마산교구장
주교 장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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