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담화

1993년 사순절 담화문-회개하여 “성가정”을 이룹시다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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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사순절 담화문

회개하여 “성가정”을 이룹시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거룩한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순절은 인류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부활 대축일을 준비하기 위해 교회가 제정한 참회와 고행의 전례시기(교회법 1249: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109-110항 참조)입니다. 이 시기에 “그리스도 신자들은 특별한 방식으로 시도에 몰두하고 신심과 애덕의 사업을 실행하며, 또한 자기들의 고유한 의무를 더욱 충실히 완수하고, 특히 교회법 조문들의 규범에 따라 금육재와 단식재를 지킴으로써 자신들을 극기해야 한다”(교회법 1249)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은, 죄를 보속해야 하는 나약한 인간 본성과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교회 전통 및 체험에서부터 흘러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교회의 가르침과 정신에 따라 이 사순시기를 열심히 지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선교하는 가정의 해”에 맞이하는 이번 사순절 동안, 교구내 모든 가정들이 특별히 열심한 마음으로 기도와 희생, 그리고 재를 지킴으로써 더욱 정화되어,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깊이 동참하는 “가정 교회”가 되어 주기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가정생활을 겸손되이 반성하고, 그리스도 신자 가정의 모범인 예수 마리아 요셉의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 거룩한 “가정 교회”를 이루는 노력을 새롭게 할 것을 권고하는 바입니다.

우리 가정들이 거룩한 “가정 교회”가 되기 위해 제일 먼저 노력해야 할 것은,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하나되는 화목한 가정 분위기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만일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다면, 가족이 함께 그 원인을 찾고 개선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같은 혈육을 나누고 생활터전을 같이 하고 사는 가족이 서로 화목하지 못한다면, 가정 밖에서의 사랑과 일치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두 번째로 노력해야 할 것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가정이 되는 것입니다. 가정은 가장 작은 교회 단위로서 “작은 교회” 또는 “가정 교회”(교회헌장11항: 가정공동체49항)라고 불리는데, 교회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입니다. 오늘날처럼 바쁘고 복잡한 사회 속에서 가족이 같은 시간에 함께 모여 기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큰 희생과 노력이 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그 희생과 노력은 놀랄만한 열매와 하느님의 축복을 가정 위에 불러 내릴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가정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각 자기본분에 충실한지 반성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도록 노력하는 일입니다. 각자는 부모로서, 남편과 아내로서 그리고 자녀와 형제 자매로서 자기본분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반성해 봐야 합니다. 가정은 서로 믿고 사랑하는 가장 친밀한 인간 공동체이지만, 때로는 그 점 때문에 서로간의 정의감과 책임감에 소홀해지기가 쉽습니다. 즉, 가족끼리는 서로의 잘못에 대해 관대해야 하고 어떤 희생이라도 다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기본분은 소홀히 하면서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만 희생과 관용을 요구하는 경우들입니다. 이런 뜻에서 가정 안에서의 가장의 독선적인 지배, 여성에 대한 일방적이고도 극단적인 희생의 요구, 자녀들에 대한 무분별한 사랑 등은 우리 한국 가정들 안에 남아있는 폐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이 함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갖고 애덕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일입니다. 애덕실천은 교회 안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3대 참회행위(기도, 단식, 애덕실천)의 하나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고 하지만, 사회 부조리와 빈부의 격차로 인해 가난과 소외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 고장만 하더라도 가난 때문에 점심을 거르는 어린이 수가 수백 명에 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회개로써 사랑이신 하나님 아버지께 되돌아가는 이 사순시기에 우리들이 단식과 재를 지키고 검소한 생활로 애덕실천에 적극 나선다면, 이는 참으로 훌륭한 참회행위가 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자녀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신앙교육이 되고,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신앙인으로서의 좋은 표양이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사순절은 교쇠 전례주년 안에서 특별한 중요성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시기의 의미를 마음에 깊이 새겨 우리 모두를 위한 은총과 구원의 때가 되게 합시다.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 거룩한 “가정 교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 모든 가정들이 풍성한 회개의 열매를 맺기를 기원합니다.

1993년 재의 수요일에,
마산 교구장 박정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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