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담화

1994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곧 달려가 보았더니 마리아와 요셉이 있었고 과연 그 아기는 구유에 누워 있었다”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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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성탄 대축일 담화문

“곧 달려가 보았더니 마리아와 요셉이 있었고

과연 그 아기는 구유에 누워 있었다”

(루가 2,16)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기쁜 성탄절이 다가왔습니다. 여러분 가정에 성탄의 기쁨과 평화가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성탄은 가정적 축일입니다. 왜냐하면 아기 예수님의 탄생으로 예수 마리아 요셉 세분의 성가정이 탄생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전통 깊은 그리스도교 여러 나가에서는 성탄을 가족들이 함께 지내는 풍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년 성탄은, 전세계 교회가 가정의 해를 지냈고, 우리 교구도 ‘봉사하는 가정의 해’를 마감하면서 맞이한다는 뜻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교구내 모든 가정들이 이번 성탄을 가정적으로 기쁘게 지냄으로써 탄생하시는 아기 예수님의 사랑의 선물을 가득히 받으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으로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 하느님의 선물로 우리 인류 가족에게 주어졌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한 가정 안에 탄생하심으로 가정을 성화하시고, 30년 동안 나자렛의 가정 안에서 부모인 마리아와 요셉에게 순종하며 사심으로 가정생활 전체를 성화하셨습니다. 이렇게 말씀이 사람이 되어 몸소 성화하신 나자렛의 성가정은 우리 모든 가정의 표본이요,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정 상황은 어떠합니까? 안타깝게도 우리 가정들은 성가정과는 멀리 동떨어져 일그러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요즈음 우리들이 피부에 와닿게 느끼는 바와 같이 빈번한 부부의 불화, 부모 자녀간의 사랑의 결핍,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이혼과 가정의 파괴, 결손 자녀들의 양산(量産) 등은 오늘날 우리 가정과 사회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가정의 어두운 상황 속에서 맞이하는 가정적 축일인 이번 성탄절이 우리 사회의 가정들을 밝게 비추고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 주는 뜻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나아가서 우리 그리스도 신자 가정이 사회의 귀감(龜鑑)으로 발돋움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뜻에서 저는 오늘 우리 가정들이 지향해야 하는 참 모습에 대해서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로마에서 개최된 ‘세계 가정 대회’에서 교황님께서 전세계 방방 곡곡에서 모여든 10만 여 순례자들 앞에서 하신 말씀을 -이는 또한 전세계 그리스도 신자 가정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전해드리는 것이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께서는 10월 8일 저녁 세계 가정대회 전야제에서 “가정이여, 그대는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가?”라는 물음으로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 이러한 물음을 던지신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정들이 그 본 모습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교황님께서는 여러 가지고 가정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 가정의 중요성, 가정의 사명 등을 설명하시고 결론적으로 “가정은 기쁨이며 희망”이라고 강조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교황님께서 가정이 지향해야 하는 참 모습을 제시하시고 신자들이 그러한 가정을 만들어 나아가기를 당부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가정은 우리 개개인과 인류 가족의 ‘기쁨이요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가정은 하느님의 안배로 부부가 사랑으로 맺어지고 그 사랑의 결실인 자녀가 태어남으로 형성되는 사랑의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사랑의 분위기는 매우 강조 되어야 합니다 “혼인성사의 은총은 부부의 마음 속에 신선하고 강한 초자연적 사랑의 물결을 넣어 줍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인간 가정의 생생한 모상인 천주 성삼의 품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교황님의 말씀 중에서)
이러한 사랑에 찬 가정 분위기에서만 기쁨이 샘솟고 행복한 인간생활의 희망이 싹틀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끔 “가정생활에 어려움과 고통이 없을 수는 없지만, 가정은 사람들의 기쁨이요 희망입니다”(교황님 말씀 중에서). 기쁨과 희망이 없는 가정생활은 물기 없는 땅에 심어진 나무에 비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가정들이 모인 사회는 병들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 마리아와 요셉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신 나자렛의 성가정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사랑의 보금자리이며, 모든 인간 가정의 모범과 표본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지금 우리 주변 방방 곡곡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고 성탄절을 경축하는 갖가지 행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구세주 그리스도의 탄생을 마음으로부터 기뻐하고 경축하는 것이라면 이는 매우 바람직한 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성탄의 참뜻을 깨닫지 못하고 다만 휴일을 즐겁게 지내는데만 마음을 쓰는 경박(輕薄)한 축제 분위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리스도 신자들마저도 차차 성탄의 참 뜻을 망각하여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인류의 죄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구세주 성탄의 참 뜻을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하는 전령(傳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구세주 성탄의 참 뜻을 되새기고 기리는 성탄절을 지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995년을 우리 교구는 ‘생명을 보호하는 가정의 해’로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모든 가정들이 이번 성탄을 잘 지냄으로써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아기를 우리 가정에 모셔들여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사랑이 가득한 기쁨과 희망의 보금자리로 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사회의 병든 가정들의 모습을 바로 잡고,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가 되게 하는 그리스도 신자 가정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EH한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세상의 소믕과 빛이 되는 길입니다.
다시 한번 성탄절을 기쁘게 지내는 신자 여러분의 가정에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가 충만하기를 기원하며 기쁜 마음으로 성탄과 다가오는 새해의 축복을 보냅니다.


1994년 성탄절에
교구장 박정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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