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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사순절 담화문-“생명보호를 회개하는 생활로...”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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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사순절 담화문


“생명보호를 회개하는 생활로...”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거룩한 사순시기가 다가왔습니다. 사순시기는 교회가 정한 특별한 회개와 참회의 시기입니다(교회법 1250조). 교회는, 예수께서 당신 구원사업을 시작하시며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마태 4,17)고 하신 말씀을 명심하여 매년 사순시기를 정하여 신자들로 하여금 회개와 참회의 생활로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새로운 삶의 계기를 마련하여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후에도 자주 죄를 범하고 하느님의 뜻을 거스리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참회와 회개를 해야 하는 죄인들입니다. 이 거룩한 사순시기를 맞이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그 필요성을 명심하고 실천하는데 한층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한 오늘날 편하고 안락한 생활에 길들여져서 생활의 고통을 체험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교적 고해의 뜻을 잘 모르고 자라는 우리 청소년들이 참회와 희생의 참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가정 안에서의 교육을 착실히 할 것을(교회법 1252조)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금년으로서 우리는 세 번째 ‘가정의 해’(선교하는 가정의 해, 봉사하는 가정의 해, 생명을 보고하는 가정의 해)를 지내고 있습니다. 3년에 걸쳐 해마다 다른 실천 목표를 가지고 가정의 해를 지낸다 해도 항상 첫째로 지향해야 하는 것은 가정의 성화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의 가정이 먼저 주님의 뜻에 맞는 건전하고 거룩한 가정이 되어야 비로소 선교도, 봉사도, 생명 보호도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루가 6,32).
그런 뜻에서 저는 다시 한번 이 거룩한 사순시기에 교구내 모든 가정이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 성스러운 가정을 이룩하는 특ㅂㄹ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합니다. 우리 신자 가정이 성가정이 될 때에 우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마태 5,13)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어둡고 도덕적으로 퇴폐한 우리 사회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어느 때보다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성가정을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요구되는 것은 기도하는 가정이 되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만남이며 은총의 주요(主要)한 통로입니다. 기도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모일때 그 안에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고 가족들의 화목과 가정의 평화가 선물로 주어질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특별히 기도에 정진(精進) 해야 하는 시기라는 교회의 권고의 말씀(교회법 1253조)을 귀담아 들을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가정이 그리스도교적 덕행의 교육장과 실천장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사랑의 실천을 사순시기의 참회의 특별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상동)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자녀들은 가정 안에서 부모가 서로 사랑하고 희생하는 모습에서 사랑을 배우고 형제간의 우애를 키우게 됩니다. 또한 부모들이 정직한 생활 태도와 모범을 통해서 사회생활의 기본과 덕행을 익히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들의 모범적 생활이 자녀들에게 힘있는 산 교육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가정의 해에 맞이하는 사순시기에 자녀들의 가정교육에 있어서 지금까지 부족했거나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개선하는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금년을 우리는 ‘생명을 보고하는 가정의 해’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 사목지표에 비추어 저는 이번 사순시기가 특별히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을 거스르는 우리의 모든 죄와 삶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점점 더 넓고 깊게 퍼져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현상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뜻을 가장 정면으로 거스르는 죄악이며, 최상의 선물을 베풀어 주신 하느님께 대한 배은망덕의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오늘의 시대적 사회악은 하루빨리 제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회악을 제거하는 일은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소명임을 깊이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엄청난 사회악이 우리 사회 안에 만연되기까지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무엇을 하였습니까? 과연 우리 이러한 사회악이 사회 안에 번져 나아가지 못하게 방패 역할을 하였습니까? 어느 통계 자료에 의하면, 생명 경시의 극치인 태아의 인공 중절(낙태)의 비율이 신자와 비신자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는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생명에 대한 경외심(敬畏心)이 비신자보다 나은 점이 별로 없다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이 점을 우리는 깊이 반성하고 뉘우쳐야 할 것입니다.
다른 형태의 생명 경시 풍조인 마약사용, 기호품의 남용, 음식물의 무절제, 교통수단 이용의 부주의 등도 하느님의 법을 거스리는 죄악이라는 점을 우리는 소홀히 여겨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 또한 우리들의 회개와 생활 태도의 변화가 요구되는 점이라 하겠습니다.
생명 보호와 관련하여 오늘날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오염되고 파괴된 자연 질서의 회복입니다. 오염된 자연 안에서는 인간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연 질서 파괴의 원인이 된 지난날의 우리들의 이기주의와 탐욕스러운 생활태도를 참회하고 시정하는 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 질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공익을 앞세우는 새로운 생활 태도를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도 하느님의 창조를 믿는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이 운동에 앞장을 서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바야흐로 겨울이 지나가고 생명이 약동하는 새 봄이 오고 있습니다. 소생하는 대자연과 함께, 우리도 참회하고 생활 태도를 바꾸어, 이 땅에서 생명 경시 풍조를 몰아내고 파괴된 자연 질서를 회복하여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예수 부활은 우리 안에 새로운 천상 생명의 은총을 가져다 주는 대축일입니다. ‘생명을 보호하는 가정의 해’에 맞이하는 이번 사순절을 의미있게 잘 지냄으로써 육신 생명의 충만과 아울러 영적 생명의 충만함을 함께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상항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1995년 재의 수요일에
교구장 박정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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