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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그분은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습니다”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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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부활 대축일 담화문


“그분은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습니다”

(마태 28,7)

죽음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이 계절에 교회는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고 기념합니다. 죽음의 세력을 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축복이 여러분 가정에 가득히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지난 사순시기 동안 인류 구원을 위해 고난을 받으시고 어두움과 죽음의 세력과 싸우신 예수님과 함께 일상 생활의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참회와 속죄로 부활 축제를 준비해 왔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터전이자 기쁜 소식이 핵심이고 희망의 근거이며, 우리 실존과 삶의 방식을 결정짓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의 진정한 의미를 캐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활의 전제 - 십자가의 죽음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의 죽음이 처참하고 패배같이 보일지라도 그리스도 신자라면 그 뒤에 숨어있는 의미를 발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분명 부활은 십자가의 죽음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인류에게 생명을 가져다주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신 예수님을 기억합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듯에 순종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지만,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생명을 가져다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은 우리가 새로운 생명에로 넘어가는 부활의 전제가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심으로써 이제 십자가의 길은 곧 부활로 건너가는 길이요, 죽음의 길은 곧 생명으로 넘어가는 길이 된 것입니다.
부활의 의미 - 체험과 깨달음
유다인들은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님을 수치와 모욕과 어리석음의 표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마태 27,38-44L 1고린 22-23 참조).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뵈온 제자들은 (마태 28,1-10: 마르 16,1-8: 루가 24,1-12: 요한 21,1-14 참조) 십자가의 죽음이 허무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체험하게 되었으며, 십자가에서 무참히 돌아가신 예수님이 결코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이해할 수 없는 십자가의 죽음 뒤에 가리워진 깊은 뜻을 열어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의 그 부활 체험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승시켜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들도 부활 체험을 심화시키고 의미를 깨우쳐 가며, 죽음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을 이끌어 내신 하느님을 믿고 새로운 생명에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새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즉 하느님께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신 십자가의 어리석음이 우리의 삶을 밝혀주는 지혜(1고린 1,18 참조)이며, 우리도 그분처럼 죽어야만 새로운 생명에로 건너갈 수 있다는 밀알의 숨을 뜻(요한 12,24-26 참조)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에 동참할 때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고 영원한 생명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1고린 15,58), 세속적인 욕망을 죽이고(골로 3,5), 낡은 인간을 벗어버림으로써(골러 3,9)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부활하리라는 희망으로 날마다 죽음의 삶을 살기로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부활의 삶 - 사랑 실천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의 결정적 이유는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비록 사랑을 거부한 인간의 배신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았지만 예수께서는 사랑 때문에 당신 생명을 내놓으셨습니다.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없다”(요한 15,13)고 가르치신 예수께서 몸소 그 사랑을 실천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사랑에 대한 응답은 역시 사랑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든지 사랑은 자기를 죽이고 내어줌으로써만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결코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더 큰 사랑, 더욱 완전한 사랑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 실천에는 반드시 아픔과 고통이 따르며, 진정한 사랑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신 예수님처럼 사는 것입니다.
“그분은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습니다.”(마태 28,7). 죽음을 딛고 일어서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삶 그리고 그분의 운명을 함께 나누기로 결단한 사람들이 곧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사랑에 뿌리를 박고 사랑을 기초로 하여 살아감으로써”(에페 3,17) 십자가를 받아들이고 부활에 대한 희망을 키우면서 걸어가는 것입니다(에페 5,2 참조).
대희년을 한 해 앞두고 우리 교구는 사랑 실천의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큰 사랑의 열매인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사랑 실천으로 세상 복음화를 이룩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결의를 새롭게 해야 하겠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 가정과 이 땅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1999년 예수부활 대축일에,
교구장 박정일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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