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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교구장 부활 담화문"부활 - 영원한 삶을 향한 여정"

posted Jun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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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부 활 담 화 문



























천주교 마산교구



부활 - 영원한 삶을 향한 여정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교우,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곳곳에서 생명의 기운을 감지하는 이 계절에 우리 신앙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대축일을 경축하고 기념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약속하시는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받으시고 부활 축일을 기쁘게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어 있는 죽음의 세력을 떨쳐내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면서 그분의 부활과 참 생명을 체득하는 길을 걸었습니다.


1. 부활 사건과 신약성경

신약성경은 부활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텍스트입니다. 이 텍스트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관한 다양한 진술과 고백을 전해줍니다. 하지만 신약성경은 단지 사실에 입각한 사건만을 다루지 않습니다. 그 대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이며(로마 10,9),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다(1코린 15,3-5)는 선언과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라는 신앙고백을(1테살 4,14) 더 중요하게 다룹니다.

2. 부활 사건과 하느님의 행위

신약성경은 예수님의 부활을 “온 유다에서 일어 난 사건”(사도 10,36 이하)으로 파악합니다. 이 사건을 모든 것을 결정하시는 하느님의 행위와 연결시킵니다. 하느님의 행위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켜지신 우리 주 예수님” 또는 “죽음에 넘겨지셨지만 우리를 의롭게 하시려고 되살아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마 4,25) 와 같은 표현을 통해 드러납니다. 아울러 하느님의 행위는 “하느님께서 주님을 다시 일으키셨으니, 우리도 당신 힘으로 다시 일으키실 것입니다”(1코린 6,14). “믿는 이들을 위한 그분의 힘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보여주시는 행위”(에페 1,19; 콜로 2,12 참조)를 포함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하느님의 행위를 통해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만나는 하느님은 “다시는 죽음의 나라로 돌아가지 않으시고, 육신은 부패하지 않으시며, 죽음에 사로잡히지 않으시는 분”(사도 13,34-35.37)이시므로 죽음은 더 이상 그분 위에 군림하지 못합니다.


3. 부활사건과 그 의미

부활 사건은 진실로 일어났습니다. 그러므로 부활 사건 그 자체 안에 부활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부활의 의미를 함께 정리해 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이 그분의 부활을 계시하며 완성합니다. 그분의 전 생애는 죽음을 향하여 진행되고 있으며 또한 죽음을 통해 결정됩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분의 발현을 통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이 일으켜지시어 올림을 받으신 분이심을 믿습니다. 이 사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죽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의 선물을 향하여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결과 죽음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생명으로 탈바꿈합니다. 그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은 “하느님의 힘으로 지금 살아 계십니다”(2코린 13,4).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죽음이 가져다주는 생명의 힘은 부활에서 완성됩니다. 이는 그분의 죽음이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그 자체가 생명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임을 드러냅니다. 이 생명은 죽음에서 해방되어 죽음을 무력하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이 생명은 또한 “나는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이”(묵시 2,8)를 의미하고, “나는 죽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있는 이”를 의미합니다. 부활이 가져다주는 이러한 생명은 하느님과 함께 하는 생명(로마 6,8), 하느님의 힘(2코린 13,4)으로부터 나오는 생명, 하느님의 선물로서의 생명이라는 특성을 지닙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세상과 인류의 근원적인 상황까지도 변모시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말미암아 우리가 막강한 힘으로 경험하는 권력들은 그 통치력을 상실합니다. 이로써 세상의 권세와 권력의 무장은 해제당합니다(콜로 2,15).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능력을 펼치시어,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모든 권세와 권력과 권능과 주권 위에 뛰어나게 하십니다.”(에페 1,20-21)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사상의 흐름, 이념의 지배 앞에서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권력들이 발휘하던 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무너져 내리기 때문입니다. 죽음, 곧 “마지막 원수”는 파멸에 이르며, 그 결과 그리스도의 통치가 시작됩니다(1코린 15,25-26; 콜로 1,13; 2티모 2,12). 이제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밖으로 쫓겨날 것이고(요한 12,31), 부활하신 분께서는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세상의 권력이 행사하는 저항과 오만의 힘은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분께서는 세상을 위해 세상 안에서 존재하시기를 원하십니다. 그 결과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이어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내가 너희에게 위임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8 이하 참조)고 말씀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인간 존재를 근본적으로 변모시킵니다. 인류는 십자가에 못 박히시어 돌아가신 그분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그분 안에서 용서를 받고 그분과 화해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영도자와 구원자로 삼아 당신의 오른쪽으로 들어 올리시어,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죄를 용서받게 하셨습니다.”(사도 5,31) 아울러 부활하신 분께서는 인류에게 새로운 시작과 확실성을 제시해 주십니다(루카 24,30 이하; 요한 21,5; 사도 1,4; 10,41 참조). 만일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지은 죄 안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1코린 15,17). 그러나 지금 그분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으며, 그분의 십자가를 통하여 인간은 그분과 화해하게 되었고(로마 5,10; 2코린 5,18 이하), 의롭게 되었으며(사도 13,39; 26,18; 로마 4,25; 5,9), 성스러움을(1코린 1,30; 콜로 1,21-22; 에페 5,26)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길을 열어 보여줍니다. 부활하신 분에게 의탁하고 순종함으로 생겨나는 믿음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분께서 주시는 최상의 선물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코린 15,14)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습니다.”(1코린 15,17)


만일 우리가 부활하신 분을 믿고, 그분에게 속한다면,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으므로, 우리도 부단하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로마 6,4; 7,4; 사도 3,26; 26,16 이하; 26,19-20). 옛 인간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새 인간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만일 내가 그리스도를 얻는다면, 나는 죽음을 겪으시는 그분을 닮아 그분의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게 되고, 그리하여 어떻게든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를 수 있기를”(필리 3,9 이하) 희망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해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임을”(로마 14,7 이하) 거듭 마음에 새기며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교우,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앙인들의 존재 원리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어야 합니다. 죽어야만 산다는 믿음의 역설을 받아들임으로써 부활하신 분께서 여러분 모두에게 약속하시는 영원한 생명에 동참하여 부활의 힘과 능력을 체험하도록 기원합니다. 부활은 죽음의 순간에 그 참 모습을 드러냅니다. 절망의 순간에 희망은 그 진면목을 드러냅니다. 부활하신 분의 큰 축복 속에 영원한 생명을 향한 여정에 동행하시도록 여러분 모두를 초대합니다.



2012년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교구장 안 명 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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