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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론 강형섭 미카엘 신부

땅의 선물

 

“땅은 푸른 싹을 돋게 하여라.”(창세기 1장 11절)
땅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대지는 우리가 집을 짓고 농작물을 길러내는 터전이다. 대지와 호수는 우리에게 생명을 제공한다. 자연의 열매는 단지 인간의 건강과 부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동물이나 전원, 호수, 숲은 이 세상의 피조물이다. 자연 스스로 지닌 내재적 가치인 아름다움은 그 속에 깃들여 사는 우리에게 휴식과 치유의 은총을 나눈다. 이를 프란치스코 성인은 “오 아름다워라 저 하늘의 별들, 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은, 오 아름다워라 어머니신 땅과 과일과 꽃들 바람과 불, 갖가지 생명 적시는 물결, 이 모든 신비가 주 찬미 찬미로 사랑의 내 주님을 노래 부른다.”라고 피조물의 찬가로 노래하고 있다.


현대를 사는 도시 유목민들은 주말이면 산과 호수, 바다, 아름답게 꾸며진 상점에 들러 아름다움이 주는 편안함과 행복감을 만끽한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그렇게 존재하는 자연 본성적으로 타고난 각자의 고유성을 지니고 주변의 다른 모든 생명체와 나눔의 관계를 가진다. 이러한 상호성이 선물이 되어 우리에게 무상의 은총을 베푼다. 곧 자연은 상호 간의 사랑을 존재 자체로 나누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그저 주어지는 선물들의 무상성의 은총 안에서 우리는 치유의 은총을 가득 누리게 된다. 상호적인 관계라는 것은 바로 상호 간의 사랑이 되게 된다. 네가 있기에 바로 나의 가치와 존재감을 지니는 것이다. 이를 예수님께서는 상호간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새 계명을 주셨다. 상호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바로 위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노래한 피조물의 찬가를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다음은 직매장 밴드에 올라온 하동분회 지정구 농부의 글을 소개합니다.


<제목: 매실보다 빨리 익는 복숭아>
이 녀석이 왜 빨리 익는지 모른다. / 집 앞 도랑가에 뿌리내린 야생 돌복숭아나무에 백도를 접목했다. / 집 뒤 엄마 나무 백도는 7월 중순쯤에 익어 멧돼지와 곤충, 사람이 나눠먹는데 / 그 자손은 벌써 익었다. / 올해는 넉넉히 열려 네 집에 나눠먹었는데도 아직도 조롱조롱이다. / 지나가는 사람들이 쉽게 따먹을 수 있도록 사다리를 가져다 두었다. / 며칠 지나면 과숙되어 낙과될 텐데, / 그전에 산새라도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복숭아를 무지 좋아하는 멧돼지도 집 앞이라 그런지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지구 생태환경을 보존한다는 것은 자연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요구한다. 베네딕도 교황님이 “내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곧 나의 인격이다”라는 말씀처럼 자연 사물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늘 요청되어진다. 잡초가 아닌 <들풀>로 해충이 아닌 <곤충>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고유한 본성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다. 건강한 땅, 대지, 자연은 자자손손 생명의 먹거리를 한아름 안겨다 준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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