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사목
2023.08.31 10:36

주님,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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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 루비나(월남동본당)

230903 교정사목 백그라운드(홈피용).jpg

 

따뜻한 햇살이 기분 좋은 지난 3월 10일의 금요일,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교도소의 정문을 들어섰습니다. 양쪽으로 길게 선 연둣빛 새잎으로 단장한 나무들이 나를 반깁니다. 참 오랜만입니다 하고…


코로나19로 레지오가 중단된 뒤 각자 묵주기도와 까떼나를 매일 바치고, 레지오를 할 수 있는 날만을 기다리며 편지와 전화로만 그곳 소식을 전해왔던 형제들을 만나 레지오를 시작하는 날이었습니다.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교도소의 천주교 담당 교도관님의 관심과 배려, 노력으로 그렇게 기다리던 레지오를 매주 금요일 오전 9시 30분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래전 다니던 본당의 교정사목후원회 자매 행사로 교도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수줍어 얼굴이 빨개져 눈도 제대로 못 맞추던 한 청년의 슬픈 얼굴이 자꾸 떠올라, 저는 겁 없이 주님께 청하고 있었습니다. 


“주님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그리고 용기와 지혜를 주십시오.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 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주님께서는 언제나처럼 잊혀질만 할 즈음 저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저는 어느새 교정사목후원회의 봉사자가 되어 있었고, 긴 시간 열심히 걸어왔습니다.


현재 본당 교정사목후원회 간사로 후원회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산 레지아에서 파견되어 임마누엘공소의 레지오를 돕고 있습니다.

 

임마누엘공소 레지오는 코로나19 이전에는 2개의 쁘레시디움(레지오의 기본 단위체)이었으나 그동안 이감과 또 다른 사정으로 많은 단원이 감소되어 지금은 우선 단원 7명으로 구성된 1개의 쁘레시디움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레지오 회합을 하는 천주교관은 밝은 기운이 넘쳐납니다. 기도 소리는 우렁차고, 교본에 따라 하나의 흐트림도 없이 서로 배려하며 정성을 다해 각자의 맡은 직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마산 레지아 꼬미시움 꾸리아의 간부들은 “한 수 배우고 갑니다. 저희가 부끄럽습니다. 레지오는 이렇게 하는 거지요 감동입니다.”라며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한 꾸리아 단장님은 회합을 마치고 나오시면서 “레지오가 이렇게 멋진 것인 줄 몰랐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감동받아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간과 만남의 자유가 제한된 공간에서 단원들은 최선을 다해 활동을 합니다. 주어진 짧은 운동시간에도 짬을 내어 활동 대상자를 찾습니다. 입교 권면과 입단 권유를 하고 아픈 이를 위로해 주며 그리고 검정고시 준비생들을 도와주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5월 성모 성월에는 7명의 단원들이 한 달 동안 묵주기도 5,000단을 바칠 것을 목표로 하여 달성하였고, 그 기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한 결과 지금은 단원이 10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3명의 참관 단원도 생겼습니다. 처음 참관하는 형제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동안 몇 분이 레지오 입단 선서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레지오를 하고 선서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으로 울먹이며 기쁨을 나타냈습니다. 머지않아 2개의 쁘레시디움이 나란히 회합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교도소 임마누엘공소의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군사로 레지오 전체 지시인 ‘동료들에게 내가 먼저 다정하게 다가가 인사하자’를 이행합니다. 그 안에서 소외된 형제들, 아직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형제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아픈 형제들을 찾아 먼저 다가가 손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감사 또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묵주알을 굴리며, 바라보는 형제들에게 저는 같이 기도하고 그저 미소 지어줄 뿐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 교정사목 후원계좌 안내
◦마산·창원·거제지구 교정사목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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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마산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


▶문의: 교정사목 사무실 055·249·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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