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주님 승천 대축일에, 2025년 정기 희년 선포 칙서 “Spes non confundit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 5,5)”를 발표하셨습니다. 교황께서는 2025년 희년을 위한 2년 의 준비 여정으로써, 2023년은 ‘공의회 가르침의 재발견’, 2024년은 ‘기도’를 위한 해로 보낼 것을 제 안하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서력으로는 기도의 해인 2024년의 끝을 보내며, 교회력으로는 희년인 2025년의 시작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희년 칙서 18항에서도 인용한 것처럼,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 십시오.”(로마 12,12)라는 바오로 사도의 격려는, 희망의 희년을 위한 준비 뿐 아니라 그 희년을 살아내며 열매 맺도록 하 는데 얼마나 기도가 필수적인지를 잘 가르쳐줍니다.
이런 희년 취지에 맞춰,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는 2024년 ‘기도의 해’ 사목 자료집 「저희에게 기도하는 것 을 가르쳐 주십시오」를 펴냈습니다. 86쪽 분량의 이 자료집 내용 중, 기도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 주요 내용 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인격적 대화입니다.”
사람들의 대화처럼 말을 나누라는 것 아닙니다. 내 전 존재를 걸고 하느님을 대면하며, 하느님의 고유한 빛이 현존하 는 자리에 자신을 온전히 열고 항구히 머물라는 것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잠자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는 영적인 생명의 숨결이 되어야만 합니다.”
“개인의 삶, 교회의 삶, 그리고 세속의 삶에서도, 기도가 얼마나 위대한 가치를 지니는지 그 절대적 필요성을 재발 견해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기도 얘길 많이 합니다. ‘기도 합시다’, ‘기도 하겠습니다’, ‘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진정 기도하나요? 지금 내가 어려움에 처해있다면, 교회가 위기라면, 그리고 세상이 어지럽다면, 그 ‘무엇’과 ‘누구’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기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신자들이 정말 열심히 기도합니다. 그런데 기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실히 미사 참례하고, 꾸준히 묵주를 돌리지만, 마음으로 온전히 기도하지 못합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나 자신을 위해, 교회를 위해, 그리고 세상을 위해서도요.
“교회 안의 모든 것의 기원은 기도이며, 모든 것은 기도 덕분에 성장합니다.”
“여러분은 기도라는 공동의 열쇠로 그 문(하느님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 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교회의 가장 큰 힘입니다.”
“기도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길을 밝혀 주는 빛, 성문으로 들어가도록 이끄는 순례 여정에서 우리를 지탱하 는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는 ‘방향’을 줍니다. 골리앗은 못 가졌던, 다윗은 가졌던 그것이 바로 방향입니다.
“기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분명히 우리를 바꾸어 주시는 것이지 우리가 하느님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봉헌해야 하는 것은 반드시 우리 자신의 삶이어야 합니다.”
기도하면, 어떤 상황을 바꾸는데도 힘이 되지만, 무엇보다, 그런 상황을 ‘바꾸어낼 수 있는 나’가 되게 합니다. 내가 변모해야, 세상이 변모될 수 있습니다.
“희망이 존재하지만, 그 문은 나의 기도로 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