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학patrology이라는 학문은 역사신학의 분과 학문으로 고대 교회사에 포함된 신학의 분야입니다. 그래서 교부학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승천사건과 성령강림 이후 사도시대를 포함하여, 8세기 초까지 교부敎父라고 불릴 수 있었던 인물들이 남겨준 신앙의 유산에 대해서 연구합니다.
교부敎父라는 단어 (가르칠 교와 아버지 부)에 이미 잘 표현되어 있듯이, 해당 단어는 아버지pater라고 불릴 수 있는 대상의 말씀 혹은 학문, 가르침logos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질문들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누가 해당 단어를 가장 먼저 사용했는가?
2) 해당 단어는 처음부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교부학의 의미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는가?
학문의 한 분과로서 교부학이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인물은 16세-17세기를 걸쳐 살았던 루터파 신학자 요한 게르하르트(Johann Gerhard 1582-1637)입니다. 유럽의 고대철학과 고대로마 시대의 인간이해에 뿌리를 둔 인본주의 사상과 이를 확장시킨 르네상스Renaissance운동에 힘입어 당대의 신학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가톨 릭에서 분리되어나간 개신교 루터파의 신학자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신학의 노선을 걷고자, 그리고 자신들의 신학에 정당성Orthodoxy을 부여하고자 고대부터 중세에 이르는 그리스도교 문학사에 해당이 되는 방대한 그리스도교 저작물 전체에 대한 연구를 교부학이라고 지칭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교부에 대한 의미를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그리스도교 문학사라는 틀을 넘어서는 “아버지”라는 개념이 어떻게 그리스도교로 받아들여지고 이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초세기 그리스도교 원공동체에서 아버지라는 개념을 누구에게 사용하였는지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고, 오늘날 교부학의 의미를 구체화하는데 결정적인 기여 를 했습니다. 교부학은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신앙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학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