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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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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四旬節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며 주님 고난에 동참하며 회개의 삶으로 우리 신앙을 되새겨 보게 되는 의미 있고 은혜로운 기간이다. 사순절 명칭 자체가 ‘40일(라틴어로 quadragesima)’이라는 뜻이다. 40이란 수는 성경 여러 곳에서 상징적인 기간으로 나온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40일’간 광야에서 금식기도를 하셨다. 모세도 시나이산에서 ‘40일’간 금식으로 기도했다. 이스라엘은 40년간 광야 생활을 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에 교회는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한다. 머리에 받을 재는 우리들의 이 여정이 수많은 유혹을 거슬러 이겨내야 하는 고난의 길임을 상징하기도 한다.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기억하라”(창세 3,19)는 가르침을 깨닫게 해준다. 재는 인간의 죄와 유한성, 인생의 허무와 무상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기억하여 하느님의 용서와 도우심을 구하며 살아갈 것을 깨우친다. 재의 예식은 우리 자신을 온전히 태우는 헌신을 통해 온전한 제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느 때보다도 사순절 동안 인류 구원을 위해 당하신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 희생의 길을 묵상하며 그분이 가신 길을 우리도 따를 수 있도록 기도하고, 다짐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325년 니케아공의회 이후부터 지켜온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에서 파스카 성삼일 전 40일(사순, 四旬) 기간 동안 지킨다. 사순절을 지내는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받으신 유혹을, 죄를 물리치는 명령을, 회개로의 요청의 여정을 통해 치유와 회심(회개)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사순절은 주님이 겪은 수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금식을 행했다. 금식은 수 세기 동안 엄격히 지켜져 사순절 식사로는 저녁 전에 한 끼 식사만이 허용되었다. 이 규정은 많이 완화되고 14세기에는 금식기도 대신에 절식기도가 행해졌다. 최근 사순절에는 ‘미디어 금식’ ‘장기기증 캠페인’ ‘북한 돕기 모금’ 등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다. 과연 물질이 풍부한 이 시기의 금식과 절제는 무엇인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사순 시기는 겸손하게 낮아지는 때입니다. 자신을 내려놓고 이웃들을 향해서도 낮은 자리로 내려가야 합니다. 사랑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는 시기입니다.”라고 말씀하신다. 나약한 우리가 겸손한 마음을 다잡고 회개하여 하느님 사랑+이웃 사랑을 사는 소중한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40일 동안 기도와 단식, 자선을 통해 절제와 희생을 실천하면서 예수 부활을 기다리는 복된 시간인 지금이 바로 은혜로운 때,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느님을 향하지 않고 자기만족을 위하는 것은 올바른 회개가 아니다. 숨어계신 하느님을 향하는 오늘이 바로 은혜로운 구원의 날이다. 십자가처럼 재와같이 죽지 않고서는 부활이 있을 수 없다. 은혜롭고 복된 이 시기에 우리 자아가 껍질을 벗고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변화와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려는 십자가의 시간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정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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