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0
Extra Form
저자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회

230402 작은자매수녀회 백그라운드(홈피용).jpg

 

공동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도학교도 탄생했다. 기도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분, 성령이시다. 그리고 기도학교의 첫 교사는 우리 공동체를 창설한 안드레아 가스파리노 신부였다. 기도는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전해지고 나누어져야 한다는 그의 신념과 열정은 뜨거웠다. 그 대상이 누구이든, 어느 장소이건 기도를 가르치는 것에 장애가 되는 것은 없었다. 특별히 곤경과 어려움 속에 놓인 가난한 이웃들이 하느님의 선물을 알도록, 젊은이들이 그들의 삶에 기도를 동반하도록 많은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모든 선교지에도 기도학교는 생겨났고 우리는 바다의 한 방울 물과 같이 미미하지만 이렇게 기도의 씨앗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 공동체 역시 매달 세 차례의 기도학교를 열고 있다.(첫 주일: 2.30대, 셋째 주 토요일: 4.50대, 둘째 주일: 평신도 기도학교) 


그런데 3년 전,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모든 미사가 멈추어지고, 대면이 허락되지 않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기도학교가 잠시 위기를 맞았다. 기도학교를 닫을 수밖에 없는가? 고민이 깊어질 무렵, 성령께서는 새로운 시도로 우리를 이끄셨다. 비대면 모임과 함께 SNS상에, 주로 카카오톡과 밴드로 우리를 매일 밤 모으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새로운 방법으로 기도하며 위기의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들을 통해 오히려 우리의 신앙과 결속력은 더욱 굳건해졌다.


기도는 곧 사랑이라고, 기도의 열매는 삶에 맺어진다는 것을 기도학교를 통해 우리는 더욱더 배워가고 있다. 기도학교에 오는 청년들 얘기를 잠시 해보자면, 오늘날 그들 현실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그들의 기도가 삶과 연결되도록 작은 실천들을 해 오고 있음을 보면 마음 뿌듯하다. 한 청년은 자신의 첫 월급을 의미 있게 쓰고 싶다며 큰 몫을 떼어 가지고 왔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 선교지인 케냐의 난민 캠프로 보내는 것을 제안했을 때 몹시 기뻐했다. 또 몇몇 청년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내어주는 공부방 봉사를 하고 있는데 단순히 공부만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주고, 용기와 지지를 보내며 그들의 성장을 동반하고 있다. 또 다른 젊은이는 이웃에 사시는 연고가 없으신 할아버지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주고 있다. 형편이 어렵고, 심각한 질환이 있으신 할아버지를 위해 발품을 팔아 요양병원을 찾아 모셔다드리고, 그분이 머무시던 집을 몇 날 며칠 혼자서 깨끗이 청소했다. 그리고 매주 그분이 좋아하실 간식을 준비해서 방문하고 있다. 기도학교에 모여드는 청년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아름다운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이렇게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신앙공동체가 되어가려고 우리는 기도를 나누며 함께 걷고 있는 것이다. 안드레아 신부는 말한다. “기도가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기도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기도의 효능을 저울질할 수는 결코 없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에 성장한다면, 악을 끊어버림에 성장한다면, 하느님의 뜻에 충실함에 성장한다면, 그것이 기도의 효력임을 느낍니다.”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고통받는 이웃들과 피조물들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기도들을 예수님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 위에 봉헌할 것이다. 그리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사도 2)” 기쁜 부활을 맞이할 것이다.

 


  1.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말을 알아들으려면

    Date2023.05.25 Category수도자 Views53 file
    Read More
  2. 구원의 잔, 고난의 잔

    Date2023.04.20 Category수도자 Views60 file
    Read More
  3. 주님, 저희에게 기도를……(루카 11,1)

    Date2023.03.30 Category수도자 Views30 file
    Read More
  4.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그 길’, 내가 걸어가야 할 길

    Date2023.03.24 Category수도자 Views90 file
    Read More
  5. 물의 나라 방글라데시에서

    Date2023.03.03 Category수도자 Views49 file
    Read More
  6.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기억하라”(창세 3,19)

    Date2023.02.23 Category수도자 Views187 file
    Read More
  7. 빵의 기적

    Date2023.02.02 Category수도자 Views50 file
    Read More
  8. ♪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오늘이래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ate2023.01.19 Category수도자 Views52 file
    Read More
  9.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Date2022.12.26 Category수도자 Views64 file
    Read More
  10. 그리스도인은 성탄의 기쁨을 전하는 자이며 그 기쁨을 누릴 주체이다

    Date2022.12.22 Category수도자 Views123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