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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
2020.12.31 12:08

초심初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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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봉원 야고보 신부(교구 총대리)

군 사목을 마칠 무렵인 2001년 10월에 합참 지도방문단의 육군 대표 가운데 한 사람으로 동티모르(East Timor) 국제평화유지군國際平和維持軍에 파견된 한국군 상록수부대常綠樹部隊를 방문한 적이 있다. 말로만 들어왔던 독립 정부 수립 지원, 치안 유지와 구호 활동, 태권도와 새마을 운동 전파 등 상록수부대의 높은 활약상을 직접 확인하고서 한국군의 일원임에 가슴 뿌듯한 자긍심을 갖기도 했다. 


그곳에서 본 것 중에서 아직도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상록수부대 막사 연병장 앞에 쓰여있었던, 그리고 부대장의 지휘 중점이기도 했던 ‘초심初心으로!’라는 구호이다. 부대원들은 그 앞에서 매일 점호를 취하고 훈련도 했으며, 지나다니며 그 구호를 보면서 상록수 부대에 선발될 때 가졌던 초심初心의 뜻을 복귀하는 날까지 간직하며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상록수 부대원들은 동티모르에 파견된 국제평화유지군 가운데 최고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2021년의 첫 주일인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그때 그 구호가 유난히 가슴에 와닿는다. 


지난 2020년은 그야말로 ‘코로나19의 해’였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우리는 과거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삶을 살았다.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모임과 활동이 줄어들며 서로의 거리는 멀어졌지만, 마음만은 가까이하려고 했다. 또 성경을 더 많이 읽고 기도하며 이웃의 소중함, 자연의 섭리, 하느님의 뜻을 깊이 깨닫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간의 흐름 속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를 맞이했다고 해서 누구나 다 새해를 사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정초에 만나는 사람에게 서로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한다. 복은 누가 주는가? 당연히 하느님께서 주신다.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받았다고 해서 누구나 다 복을 받는 것인가? 아니다. 자기식대로 살지 않고, 복을 주실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을 살아가야 복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하느님이 허락하신 날수를 헤아리며 삶의 의미를 깨달아, 복받을 만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지난 세월 속에서 실수하고 잘못된 일에 대해 뉘우치고 후회하며, 받은 은총과 도움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또 그러한 것을 토대로 새해에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이웃을 사랑하면서 잘 살아가도록 다짐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초심初心이 1년 내내 변함없이 유지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1월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영어는 January이다. 


January는 로마신화의 Janus 신神에서 유래되었다. Janus 신神은 본래 앞뒤로 각기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한다. 하나는 지난날을 돌아보는 반성의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를 위한 설계의 얼굴이다. 그러므로 1월 한 달은 계속 반성하고 계획하면서 살아가는 달이라는 뜻이다.     


2021년 1월을 살아가면서 올 한 해의 초심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도록 기도하면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부족함은 채워주고, 허물은 덮어주고, 비밀은 지켜주고, 실수는 이해해주고, 장점은 말해주고, 능력은 인정해주도록 하자. 이러한 배려가 착한 사마리아인(루카 10,29-37)이 되게 하는 삶이며,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마태 22,40)이며, 우리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마태 7,12 루카 6,31)일 것이다. 


이러한 초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고 일 년 내내 유지되어 복 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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