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
2021.09.02 14:48

이제, 우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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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수정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

‘벼락거지’, ‘패닉바잉’, ‘영끌’ …


봉쇄수도원 안에서도 이런 생소한 신조어들이 낯설지 않은 이즈음, 비교적 최근에 코로나 대유행의 장기화로 인해 갑자기 들이닥친 심각한 경제적 타격으로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가까이에서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 특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겪는 심리적, 정신적 압박이 어떠한지, 그리고 어떻게 이것이 육체에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다시 심리,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압력을 견디다 못해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생명줄을 놓아버리게 되는지 아픈 마음의 심로를 분명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2021년 7월 기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하루 평균 35명으로 1위라고 합니다. 이러한 비극에까지 이르게 하는 요인으로는 경제적 한계 상황, 사회적 소외, 치유 불가능한 병고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요인이 바로 경제적인 이유라고 합니다. 가족이 굶주리게 되는 상황 앞에서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체감하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가 극단적인 선택을 실제로 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 걱정 없이 잘 먹고 마시고 잘 자는 사이에,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극단적 위기와 위험에 노출되어 쓰러져 있겠는지를 헤아려 봅니다. 그러한 저에게 “깨어 있으라, 준비하고 있어라.” 재촉하시는 주님의 말씀이 계속 메아리로 울려 퍼집니다. 


우리가 내미는 손이 다른 이들에게는 그들의 벼랑 끝 일생을 변화시키는 주님 자비와 구원의 도구가 되도록 성령께서 일하신다는 것을 일깨우시며 우리의 좁은 시선을 넘어서고, 마음의 벽을 허물라고 촉구하십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외아들을 우리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내어놓으신 아버지 하느님의 자기 내어놓으심, 그리고 이 하느님 아버지의 자기희생의 온전한 회향이신 예수님께서 받아들이신 십자가의 죽음이 마침내 전대미문의 ‘부활’이라는 새 창조를 이루셨듯이, 이제 우리 차례라고 이 자기희생의 계보 위에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그 사실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1요한 3,16)


절체절명의 시간이 되어서야 평소 실력이 드러나듯이, 우리 선조들이 하느님을 믿는 신앙을 죽음으로 증거할 수 있었음은 평상시에 하느님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겠다는 봉헌의 삶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제 신앙 선조들께 배운 바를 실행에 옮기려 하는 이 대열에 함께합니다. 그전에 먼저 하느님께 고백합니다. “하느님 아버지, 당신께로부터 받은 생명, 당신께서 새로이 창조하시어 영원한 생명을 약속해 주셨으니, 이제 저는 저의 이 생명을 당신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저의 형제들을 위하여도 저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겠습니다. 말로나 혀 끝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도록(1요한 3,18) 힘과 용기를 주소서. 아멘”

 

210905 8면 백그라운드(홈피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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