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떠나는 성지순례
2023.11.01 15:11

십자가의 신비

조회 수 27
Extra Form
저자 민창홍 요한 시인

231105 시와함께 성지 박대식순교자 무덤 1(홈피용).jpg

순교자 무덤

 

같은 길 두 번이나 묵주기도 바쳐도
이슬비가 내리고 숲은 저물어 막막한 
남해고속도로 옛 진영 터널 앞


하늘 향한 십자가 찾아
풀숲 헤집고 오르는 길 
산 아래 차량의 불빛 이따금 반짝대고


무진년 강요된 배교 뿌리치며
어둠 속 고문에 문드러진 몸
주님 향한 길이, 이 길이었을까


숲 헤집고 거미줄 걷어내는 들녘 저편 
공장의 불빛 하나둘 켜져서
길 아닌 길 외롭다


돌아서 흐르는 땀방울 사이로
유성처럼 스치는 빛 속
흰색과 녹색의 선명함


당신의 신비가 만드는 십자가 
따뜻하게 너른 들 안아주는 언덕 
박 빅토리노 순교자 묘


어둠을 이겨낸 믿음에 묵상하고
어둠을 이겨낸 신비에 기도드리니 
고속도로 빛이 달리고 있다

 

231105 시와함께 성지 박대식순교자비(홈피용).jpg

순교자 비

 

231105 시와함께 성지 박대식순교자 안내 표지판(홈피용).jpg

박대식朴大植 빅토리노는 1812년 경상남도 김해 예동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들 삼 형제를 두었다. 언제부터 신앙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입교한 이후 부친 박만혁과 형제들과 함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1868년 7월 7일 무진박해 때 대구에서 내려온 포졸과 김해 포졸들에게 체포되었고 대구 감사는 박대식과 그의 동료들이 결코 배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형을 선고하여 1868년 10월 12일 대구 관덕정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가족들이 포졸들에게 돈을 주고 순교자의 시신을 모셔왔으나 집안 외인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동(현 경남 김해시 진례면 청천리 책골) ‘유씨’ 문중 산에 평장으로 매장된 후 90여 년이 지난 1956년 봄에 후손들이 무덤의 봉분을 크게 하고 순교자 부인의 묘도 이장해 완전한 묘역으로 가꾸었고 1966년 4월 15일 당시 진영본당 주임이었던 유창호 신부의 주선으로 순교자의 무덤 앞에 비석을 세웠다. 마산교구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성역화 사업을 추진 중이며 박대식 빅토리노는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되었다. 

 

민창홍 요한 시인(시, 글, 사진)


  1. 마산성요셉성당

    Date2023.12.13 Category문학과 신앙 Views124 file
    Read More
  2. 명례성지에서

    Date2023.12.07 Category영혼의 뜨락 Views142 file
    Read More
  3. 원칙을 찾으려 나와 우리를 되돌아보는 상평동성당

    Date2023.12.07 Category본당순례 Views382 file
    Read More
  4.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Date2023.11.30 Category영혼의 뜨락 Views57 file
    Read More
  5. 치명자산

    Date2023.11.30 Category시와 함께 떠나는 성지순례 Views24 file
    Read More
  6. 무방비로 곁에 계신 하느님

    Date2023.11.23 Category영혼의 뜨락 Views30 file
    Read More
  7. 왕이신 예수님 본받아 사랑을 키우는 삼천포성당

    Date2023.11.23 Category본당순례 Views272 file
    Read More
  8. 시집 『파주기행』은 신앙기행

    Date2023.11.16 Category문학과 신앙 Views34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8 Next
/ 3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