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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광지 가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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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주보인 예수성심의 마중을 받는 신자들의 마음이 편안한 미소로 번진다. 넓고 안락한 잔디밭을 밟는 걸음이 사뿐거린다. 성전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으며 신자들은 자세를 가다듬는다. 서정범 요한 주임 신부의 당부를 새긴다. 성전을 성전답게 만드는 것은, 공간의 규모나 꾸밈이 아니라 그곳에 모이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사목 지침에 따라
성전은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어지고, 이 말씀을 듣는 곳이다. 또 구원을 성취한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곳이다. 그리고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곳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살아 있는 성전을 위해 온 신자들이 유념하기를 사제는 바라고 있다. 미사에 역점을 두는 서정범 신부는 미사전례가 간결하고 흐트러지지 않기를 바란다. 해설자도 복사도 없지만, 주례 사제와 반주하는 수도자와 호응하는 신자들이 혼연일체를 이루며 일사불란하게 진행된다. 레지오가 있는 수요일 미사에는 참례자가 많아, 큰 성전이 그득하다.


강헌 요셉 사목회장은 미사에 집중하고 성전을 거룩하게 만드는 일에 신자들도 젖어들어 있다고 말한다.
30여 년 전에 이 성당으로 전입하여 사목위원으로 줄곧 활동했다는 그는 2021년 가을 수녀원과 사제관을 태웠던 화재 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 당시 화재 뉴스가 나가자 본당과 교구를 초월하여 전국 각처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가톨릭 조직의 힘에 무척이나 감동했고, 순조롭게 복구되고 매듭이 지어져 두고두고 감사할 뿐이었다.


정용학 프란치스코 사무장은 이곳에서 세례를 받았고, 40년 가깝게 사무장직을 맡아 오니 남달리 본당에 대한 애착이 크단다. 성당을 드나드는 한 사람 한 사람 가족처럼 느껴진다. 현재 주일미사에 250여 명이 참여하는데, 아직 코로나 전으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삼천포 자체에도 인구가 줄고 있는 실정이라 본당에도 영향이 따르는 편이다.


세심한 배려에 따라    
삼천포성당은 6월 예수 성심 대축일 전후의 주일날을 정하여 본당의 날을 지낸다. 올해는 감사미사를 올리고 모처럼 전신자가 식사를 했다. 모두 함께 대접받게 하려는 주임 신부의 배려로 여성 신자들이 음식을 만들지 않고, 외부에서 주문한 음식을 편히 나누며 행복한 웃음으로 정을 쌓았다.

231126 삼천포본당 성전1(홈피용).jpg

231126 삼천포견진(홈피용).jpg


코로나로 흐지부지했던 주일학교는 새 악기도 구입하며 조금씩 새 바람을 일으켜 20명 정도로 회복한 것이 다행이다. 지난달에는 3년 만에 교구장 서리 신은근 신부의 집전으로 견진성사를 거행하여 한층 분위기가 활기를 얻었다.


미사 후에 레지오 주회가 열리는 회의실은 정갈한 복도를 따라 잘 배치되어 있다. 주회가 끝나면 저마다 배당되어 있는 구역을 청소하며 정성을 다하여 성당을 가꾼다. 


게시판에는 눈에 띄는 게시글이 있다. ‘장례규정’과 초상이 났을 때 ‘연도 당번’이 배정된 표이다. 신자들이 장례에 대한 규정을 잘 몰라 쭈뼛거리는 것을 보면서, 사제는 장례미사를 거행할 수 없는 날들과 장례미사가 아닌 다른 가능한 추모의 형태를 알도록 안내해 두었다. 연령회에서는 언제 초상이 나더라도 첫째, 둘째 날로 나누어 시간별로 배정된 레지오 Pr.에서 연도를 바치도록 한 것이다. 사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세심한 배려이다.


세심한 배려는 또 있다. 쾌유를 위한 ‘기도해주세요’ 란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문양을 예쁘게 만들어 개별의 이름을 표기하여 정성을 담았다. 아픔을 겪는 가족이나 기도를 바치는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의 기운을 더하게 한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1954년 3월 진주성당(현 옥봉동성당)의 김두호 신부가 선구동 선창가 단칸 판잣집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이것이 씨앗이 되어 1955년 6월부터 최학림 안드레아 집으로 옮겨 공소예절을 시작하면서 삼천포공소를 설립했다. 1956년 6월에는 선구동에 방치되어 있던 옛 읍사무소 건물과 대지를 매입해 개조하여 사용하였다. 


1957년 6월 본당으로 승격한 삼천포성당은 초기에는 프란치스코 소속 신부들이 사목을 담당하였고, 정착에 있어 적잖은 과도기를 거쳤다. 1966년 부산교구에서 분리하여 마산교구가 설정된 후 제4대 박재근 아우구스티노 신부가 부임하면서 점차 안정에 놓이게 되었다.


1997년 9월에는 구 성당이 있던 선구동의 시간을 뒤로하고, 좌룡동에서 새 성전 축성식을 올리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신자들은 당시 성전 건축을 위해 임시 비닐하우스 성전에서 미사전례를 했던 일이나 기금 마련을 위해 명태포 작업을 했던 일들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참 힘들었지만 은총의 시기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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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는 『삼천포본당50년사』를 발간했다. 5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기록하여 후대의 자료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이 해에는 신심단체별로 의미 있는 성지순례를 다녀오고 특강을 통해 신심을 북돋우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당시 총무부장을 맡았다는 강헌 요셉은 역대 주임 사제를 초빙하여 특강을 듣기도 하고 사진전을 열어 지난 시간을 회고하는 50주년이라는 특별한 한 해가 되었다고 한다.

 
올해 66년이 되었다. 7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본당 신자들은 특별히 기도하고 있다. 이 성당에는 귀한 신학생 학부 4학년 신상목 미카엘이 있다. 본당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신학교에 입학하고도 지속된 경우가 없어 삼천포성당 출신 사제가 아직 없다. 신자들은 간절히 이 공동체의 첫 사제가 탄생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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