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신앙
2023.12.13 15:49

마산성요셉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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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민창홍 요한 시인

231217 성요셉성당전경2(홈피용).jpg

 

성지학교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매일같이 바라보는 성요셉성당에 대하여 우연한 기회에 문학적으로 승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 들러 기도하면서 시적 형상화에 노력하였다. 참으로 어려웠다. 인물도 아니고 건축물에 대하여 노래한다는 것이 막막했다. 그래서 이야기가 있는 서사시 형태로 접근해 보기로 계획하고 당시 마산포성당의 설립 초기부터 석조성당(현 성요셉성당) 축성과 100주년 행사를 할 때까지의 완월동성당의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니 겁이 나서 쉽게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문화재 등록 당시 명칭인 <마산성요셉성당>을 제목으로 정하고 1900년 설립 당시부터 가톨릭교육관이 완공되는 때까지를 역사를 중심으로 1번부터 40번까지 구성하였다. 여기에는 교구 40주년의 의미도 포함하였다. 쓰면서 기도하면서 내린 결론은 시작詩作의 성공 여부보다는 신앙인으로서 삶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사랑을 노래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하였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흐르는데 시 작업은 미진하였다. 


시 1번에서는 말씀이 들립니다/ 먼 길 돌아온 걸음이 멈춰지고/ 당신이 이끄심으로 사랑을 배웁니다/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중간에는 창원지역의 전교와 신설되는 성당과 교구 태동부터 현재까지를 노래하였다. 마지막 40번에서는 학생들과 성요셉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교목 신부님의 강론을 듣는 이야기로 마무리하였다.   


완성을 한 후에 돌아보니 어쭙잖은 시가 되었다. 그렇지만 해설을 맡아주신 강희근 교수님께서 “성요셉성당이 흘러온 역사를 형상화한 장시長詩다. 그렇다고 성당의 역사에 국한된 세계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교회사 곁에 있는 시대사적 흐름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내에 있는 성지여중고의 역사를 포함하고 있다.” 또 “서사형 장시의 한 모형을 만든 셈이고 서정과 서술과 기도가 하나로 어울리는 신앙적 태도를 보여 비점批點을 쳐 주고자 한다.”라고 격려해 주셨다. 


시집에는 신앙생활과 관련한 시도 함께 묶으며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는데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제1부 <마산성요셉성당>, 제2부 <오늘은 기쁜 날>, 제3부 <내 삶의 중심에>로 편성하였다. 발간 당시에는 교구 역사에 맞추어 제1부를 수정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게을러진 탓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어떤 이는 미완으로 남겨두어야 한다고도 한다.  


문학의 길을 걷고 있지만 내가 하는 일은 너무 미약하다. 창작활동과 신앙생활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갑자기 영감이 떠오를 때 이것은 내가 한 생각인가 하고 반문할 때가 있다. 돌아보면 나에게 주어진 달란트는 작고 미약하다. 다만 하느님을 노래한 마음이 오묘한 섭리가 만들어 온 역사의 한 조각 퍼즐처럼 남기를 기도한다.

 

231217 문학과신앙-성요셉성당 시집 표지(홈피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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